한·미, 심야에 '사드' 포대 전격 배치…알박기 논란 재연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2017.04.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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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軍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포대 갖춰져"…사실상 선배치 인정

26일 오전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경찰의 통제 속에 경부고속도로 성주 요금소를 통과하고 있다./사진제공=성주투쟁위원회26일 오전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경찰의 통제 속에 경부고속도로 성주 요금소를 통과하고 있다./사진제공=성주투쟁위원회


한국과 미국 양국이 26일 새벽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를 전격 배치했다. 이는 지난 20일 미군이 사드 부지를 공여받은 지 6일 만이다.

군 관계자는 26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유사시 대응할 수 있는 포대가 갖춰졌다"며 사드 포대가 사실상 배치됐음을 시인했다.



부지공여 후 환경영향평가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드 배치를 무리하게 진행함에 따라 향후 절차상 논란이 예상된다 . 특히 국방부가 조기 대선 전 사드 배치를 어떻게든 마무리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이같은 막무가내식 사드 배치 '속도전'은 계속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다음달 9일 대통령선거 이전에 사드 포대 배치를 마무리해 대선 결과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사드 배치 여부에 대한 변수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결국 환경영향평가도 끝나지 않은 상태서 사드 배치를 전격 시행함에 따라 국방부가 '속도전'을 통해 사드 배치를 조기대선 전 완료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알박기 논란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한·미 양국은 이날 새벽 2시를 전후해 경북 왜관과 부산에 분산해 보관하고 있던 사드 포대 장비들을 성주골프장 내 사드 부지 예정지로 각각 이동해 배치하는 작전을 전격적으로 시작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야에 이동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소통과 설득보다는 일방적인 진행을 선택한 것이다.


이날 사드 포대 이동을 위한 대규모 수송 작전은 경북 왜관과 부산에서 동시에 시작됐고, 부산에서는 사드 장비 이동을 위해 대형 트레일러가 동원됐다.

또 만일의 주민과의 마찰에 대비해 정부는 국방부, 경찰청 등 관련 유관기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경찰 병력 80여개 중대를 경북 성주 사드 부지 예정지와 장비 이동경로 등에 배치했다.

국방부는 앞으로 사드 우선 배치와 상관 없이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와 시설공사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절차상 순서와 맞지 않게 사드를 배치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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