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적자점포' 절반 문닫은 은행들..지점당 4억 더 벌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7.04.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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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적자점포 3년 새 729개→332개로 확 줄여. 올해 점포 총 6865개, 지난해보다 285개 '순감'

은행들이 지난 3년간 적자 나는 점포를 절반가량 폐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 은행 한 점포당 벌어들인 총이익이 지난해 평균 55억원으로 3년 전에 비해 4억원 이상 불어났다. 적자점포는 문을 닫고 가까운 점포는 통폐합하는 은행들의 ‘점포 다이어트’가 올해도 계속되면서 걸어서 찾아갈 수 있는 ‘동네 은행’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3년 새 '적자점포' 절반 문닫은 은행들..지점당 4억 더 벌었다


24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 한 점포당 이익이 지난해 평균 54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50억6000만원에 비해 3년새 4억3000만원 늘어난 것이다. 은행의 점포당 평균 이익은 2013년 50억6000만원으로 처음 50억원을 돌파한 후 2014년 51억5000만원, 2015년 53억9000만원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은행들이 임차료가 비싼 1층 대신 2층 이상으로 이사하는 한편 적자점포는 문을 닫고 반경 500m 내 중복점포는 통폐합한 결과 비용이 확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의 적자 점포는 3년새 397개, 54% 줄었다. 2013년에는 적자점포가 729개에 달했으나 2014년 546개, 2015년 491개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엔 332개로 확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점포 중 적자점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에는 10%에 육박했으나 지난해에는 5%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들은 올해도 대규모 ‘점포 다이어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유지할 점포는 총 6865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7150개 대비 285개 순감한 수치다.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7695개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까지 5년째 감소세다. 특히 올해 줄어드는 은행의 점포 수 285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거래보다 스마트폰 등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거래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고비용 구조인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비대면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바꾸면서 올해 점포를 126개에서 25개로 통폐합한다. 점포 숫자는 줄이고 규모는 키워 대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금융당국은 비대면거래 확대에 따른 은행들의 점포전략 변화를 이해하면서도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당부하고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1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15개 은행장과 간담회를 열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점포축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비대면거래에 취약한 고령층 등의 금융거래가 어려워지고 폐쇄점포를 이용하던 고객의 금융거래가 불편해질 수 있는 만큼 대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동네 곳곳에 지점이 있어 걸어서 은행을 찾는데 조만간 이동수단이 없으면 은행 지점을 방문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씨티은행의 경우는 올 하반기, 다른 시중은행도 내년부터는 은행 지점에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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