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전자, 트럼프 취임식에 10만달러 기부했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17.04.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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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으론 유일, 기부 시기도 취임식 두 달 지난 3월 중순

지난 18일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부자 목록 274페이지에 나온 삼성전자의 10만달러 기부 내역./자료출처=FEC지난 18일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기부자 목록 274페이지에 나온 삼성전자의 10만달러 기부 내역./자료출처=FEC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10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기업으로는 삼성전자 (78,100원 ▲600 +0.77%)가 유일하고, 또 기부금을 낸 시기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두 달이나 지난 3월23일이어서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주관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58th Presidential Inaugural Committee)에 10만달러를 기부했다.



FEC가 공개한 기부자 목록에 따르면 기부자는 삼성(Samsung)으로 돼 있고, 주소지는 삼성전자 아메리카(Samsung Electronics America)가 소재한 뉴저지로 명기돼 있다. 여기는 삼성전자 미주 법인 본부(headquarter)가 있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는 트럼프 취임식에 총 1억672만달러(약 1200억원)가 모금됐고 1520명의 개인, 법인 및 단체 등이 기부금을 냈다고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했다.



이 가운데 10만달러 이상의 고액 기부자는 약 250명으로 삼성전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삼성전자 외에도 코카콜라(30만달러) 인텔(50만달러) 보잉(100만달러) 퀄컴(100만달러) 등 다수의 미국 기업이 트럼프 취임식에 거액의 기부금을 냈다. 그러나 외국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위원회가 제출한 508페이지에 달하는 기부자 목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외국기업은 삼성전자 외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기부자인 삼성전자 아메리카(SEA)는 미국법에 따라 설립된 미국기업이다.


미국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미국 시민(영주권자 포함)이 아닌 외국인과 외국기업은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게 금지돼 있다.

또한 삼성전자의 기부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이 두 달이나 지난 뒤 이뤄진 점도 눈에 띈다. 트럼프 취임위원회가 제출한 기부자 목록에 따르면 삼성전자 기부금 수령일은 3월23일로 명기돼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이 트럼프 취임식 이후에 기부금을 낸 기부자가 적지 않다. 대통령 취임위원회는 기부금 수령기간이 2016년 11월29일부터 2017년 4월18일까지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부자인 삼성전자 아메리카(SEA)는 미국법에 근거해 설립된 미국기업이기 때문에 트럼프 취임식에 기부한 행위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기부 시점도 기부자 목록에 명기된 날짜와 달리 트럼프 취임식에 맞춰서 기부가 이뤄졌다며 대통령 취임위원회의 보고 날짜와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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