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 나나미, 이번엔 그리스…'민주주의'를 찾는 여정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7.04.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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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시오노 나나미 '그리스인 이야기1: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시오노 나나미, 이번엔 그리스…'민주주의'를 찾는 여정


많은 사람들이 로마의 역사를 그에게서 배웠을지 모른다. 역사서로는 유례없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다.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 저술가로 꼽히는 그가 이번엔 '그리스인 이야기'를 펴냈다.

3권으로 출간하는 시리즈 '그리스인 이야기'시리즈에서 그는 그리스인의 생각과 인생, 정치, 문화, 사회, 외교 전반을 살핀다.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란 부제가 붙은 1권에서는 신화와 고대올림픽에서 시작해 해외 식민도시 건설, 민주주의 실험, 두 차례 페르시아 전쟁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시민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오노 나나미는 특히 그리스의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최근 들어 자주 들려오는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민주정치를 주도하는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논쟁이 글을 쓰게 된 발단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자신도 이 문제를 두고 논쟁에 참여하곤 했지만 이내 거부반응이 생겼다고 한다. "소란스럽게 논쟁을 벌여도 유효한 대안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논쟁 대신 그가 택한 방법이 바로 '민주정치의 창시자'로 꼽히는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를 적는 것이었다. 그는 왜 그리스인이 민주정치를 만들었고, 언제 누가 어떻게 민주정치가 작동하게 만들었는지, 국가가 존망 위기에 처했을 때 유권자는 어떻게 했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 다루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은 그리스가 어떻게 서양문명, 나아가 현대 문명의 모태로 성장하게 됐는지 그 여정을 따라간다. 역사를 쉽고 박진감있게 풀어내는 특유의 문장력은 여전하다. 다만 정통 역사학자가 아닌 그의 책은 여전히 '논쟁적'임을 간과할 수 없다. 대표작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 부족한 곳을 그의 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웠다는 평을 받는다. 그가 역사가가 아닌 '작가'임을 인지하며 읽어야 한다.

◇ 그리스인 이야기 1=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살림 펴냄. 420쪽/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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