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각각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사진=홍봉진 기자, 뉴스1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당초 예정된 시간인 30분을 채우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안 후보의 방문 소식에 취재진과 상인, 지지자들이 좁은 골목에 뒤엉켜 일대가 혼란스러워진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장사 하는데 이게 무슨 민폐냐"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안 후보는 계획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10분 만에 다른 현장으로 급히 이동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시장 방문 때도 다르지 않다. 좌판이 많고 골목이 좁은 전통시장 특성상 수많은 인파가 몰릴 때마다 일부 상인들에게서는 "길 막고 뭐하는 짓이냐" "왜 자꾸 시장으로 와서 이러냐"며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통시장 외에는 유세에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점도 후보들이 전통시장을 찾는 이유다. 전통시장이 아닌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사유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세를 위해선 업체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다수 대형마트는 쇼핑 고객들의 불만과 정치색을 띨 우려 때문에 후보자들의 영업장 내 선거운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미지만을 위한 정치권의 전통시장 방문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과거 정보화시대 이전에는 정보와 사람이 모이는 시장이 정치인들에게는 가야만 하는 필수 코스였다"면서도 "이제는 시장 방문이 다른 곳에서 보여질 이미지를 위한 정치적 이벤트의 수단으로 전락한 만큼 상인들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할 리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