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일여고 오세림양/사진=윤준호 기자
서울 동일여자고등학교 2학년 오세림양(17)은 다문화가족 자녀다. 어머니는 일본인, 아버지는 한국인이다. 국적은 물론 외모도, 말투도 한국인과 다름없지만 '일본인'이라는 꼬리표는 늘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녔다.
오양은 "무조건 색안경 끼고 대하는 모습이 많았다"며 "어린 나이에 상처를 자주 받으면서 '엄마는 왜 이 나라에서 결혼했나' 원망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오양은 사정이 괜찮은 편이다.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다른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부딪히는 차별의 벽은 더 높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 받고 일부 선생님들마저 차별로 비수를 꽂는다. 취업 전선에 나가서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는다.
오양은 "동남아시아계 부모를 둔 다문화가족 언니·오빠들을 보면 자기소개서·입사지원서에 사진 첨부하기를 가장 꺼려 한다"며 "다른 건 몰라도 외모에서 오는 차별만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오양이 바라는 19대 새 대통령은 다문화가족을 바라볼 때 '다문화'라는 차이점에 주목하기보다는 모두가 똑같은 평범한 '가족'임을 먼저 인식하는 사람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오양은 "새 정권에서도 차별이 사라지지 않으면요? 괜찮아요. 다만 저와 같은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어떤 일이 닥쳐도 'Never mind'(네버마인드). 신경 쓰지 말라고요."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