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구인난, 임금 인플레로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2017.04.1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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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구인난 때문에 회사의 공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미국의 소기업들이 무려 30%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미국 독립기업협회(NFIB)가 경영주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입니다. 지난 2000년대 초 이후 구인난이 가장 심각하다는 의미죠.

최근에 임금을 인상했다거나, 곧 올릴 계획이란 응답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하지만 구인난이 계속된다면 임금인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겠죠.



하지만 미국의 전반적인 임금 인플레이션을 전망하기에는 무리도 따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기업들이 토로하는 '구인난'은 노동력의 수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업인들은 '노동력의 질(質)'을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습니다. 일반 노동력의 수가 모자란다면 임금을 올리는 경쟁을 펼쳐서라도 채용을 늘릴 수도 있겠지만 ‘노동력의 질’이 문제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게다가 미국 기업들의 매출 회복세는 지난 2015년 이후로 정체된 상태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격적인 인재 유치 경쟁을 펼친다는 것은, 고용자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이런 분위기를 확인해 주는 다른 지표도 있습니다. 아래는 미국 기업들의 구인(회사내 공석) 규모와 실제 채용 규모입니다.
미국 기업들이 비워둔 일자리는 통계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0년말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채용규모는 구인규모에 비해 훨씬 적습니다. 구인보다 채용이 적은 역전 현상은 매우 이례적인데, 갈수록 그 격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업들이 '일손 부족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채용을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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