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기우였나… 2월 경상흑자 84억달러 '순풍'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7.04.0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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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월 기준 역대 최대, 60개월 연속 흑자… 외국인 채권투자 7개월만 순유입

경기도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을 앞둔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경기도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을 앞둔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지만 실제로 양국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예상과 달리 반도체, 화공품 등 주력 제품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2월 경상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인관광객 감소, 한한령(한류금지령) 등에 따른 악영향은 아직 구체적인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 경상흑자 84억달러…2월 기준 역대 최대=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상품·서비스수지를 합산한 경상수지는 84억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59.1%, 전년동월대비 10.2% 각각 증가한 것으로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60개월 연속 최장 기간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가 호조세를 이어갔다. 2월 상품수출은 446억3000만달러, 상품수입은 340억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23.0%, 20.2% 증가했다. 이에 따른 상품수지는 105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106억6000만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상품수출은 4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증가율은 2011년 12월(24.7%)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56.7%), 석유제품(72.6%), 화공품(32.3%), 철강품(34.4%) 등 주력 제품 수출이 대폭 늘었다.

국제유가 영향으로 수입제품 가격이 뛰자 상품수입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올해 2월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55.3달러로 전년대비 86.8% 올랐다. 원유(71.2%), 석유제품(58.9%), 화공품(19.4%), 기계류·정밀기기(30.5%) 등의 수입액이 비교적 많이 늘었다.


사드 배치 갈등이 한·중 양국 교역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노충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한중 교역 비중은 중간재 73%, 자본재 20%, 소비재 5.6%로 중간재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사드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일부 소비재 판매는 영향을 받겠지만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중간재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수입량을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여행을 마친 여행객과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여행을 마친 여행객과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해외여행 증가, 해운업 불황…서비스수지 적자= 지난 1월 역대 최대치인 33억6000만달러 적자였던 서비스수지는 2월에도 22억3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여행수지는 11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5억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해외출국자 수가 223만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해외여행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행수지는 당분간 적자가 예상된다. 노 부장은 “중국 당국이 3월 중순부터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해 3월 여행수지에 중국인관광객 감소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운업 부진, 국내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운송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6월(-3억달러)보다 확대돼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건설수지는 5억2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1억2000만달러 각각 흑자를 기록했다.

한편 이자, 배당 등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6억3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월(8억3000만달러)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외국인 채권투자 7개월만 증가= 2월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66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째 순유입세다.

주식투자 8억5000만달러, 채권투자 58억3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주식투자는 12개월 연속 증가했고 채권투자는 7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는 2011년 7월(65억9000만달러) 이후 5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자금 유입은 원화 강세,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2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44.9원으로 1월과 비교해 3.5% 절상됐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내국인 해외 증권투자는 75억5000만달러 늘었다. 주식투자가 35억4000만달러, 채권투자가 40억1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보험사 등 장기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 채권투자 증가세가 이어졌다. 내국인 해외채권 투자는 25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파생금융상품은 15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71억8000만달러, 부채가 13억7000만달러 각각 늘어 전체적으로 5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은 전월대비 1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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