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양 늦췄다" 세월호 음모론… 사실은?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2017.03.26 19:03
글자크기

"인양 결정 1년 7개월만에 인양 성공…음모론 일고의 가치도 없다"

침몰 1075일만인 26일 세월호의 선체 전부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고박(고정작업)이 완료되는대로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사진제공=해양수산부침몰 1075일만인 26일 세월호의 선체 전부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고박(고정작업)이 완료되는대로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사진제공=해양수산부


2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75일만에 인양에 성공했지만 일각에서 ‘인양 음모론’을 다시 퍼뜨리고 있다. 본인양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인양 작업이 끝났는데 이런 간단한 작업을 ‘정부가 일부러 3년이나 끌었다’는게 핵심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부가 3년간 손 놓고 있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급하게 인양에 나섰다는 주장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세월호 사고 이후 미수습자 수습에 정부대책을 맞춰왔다. 실종자 수색이 7개월간 이어졌다. 또 사고 1주기를 조금 넘긴 2015년 4월22일 세월 선체 인양을 확정했다.

이후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주요 자격조건을 정해 한달만인 2015년 5월22일 세월호 인양작업의 국제입찰 공고를 냈다. 그리고 같은해 8월5일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가 계약을 맺었다.



인양이 지연된 부분도 일부 있다. 당초 정부는 2016년 7월을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인양방식 변경 및 기상여건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종료 시점이 몇 차례 연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인양이 늦어지면서 올 3~5월을 세월호 목포신항 거치 목표시점으로 제시했고 결과적으로 이번에 인양에 성공하면서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인양 시작 1년7개월에 작업을 마감한 셈이다.

인양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세월호와 같은 대형 선박을 선체 그대로 인양하는 데는 파도·조류 등 기상여건이 매우 중요하다”며 “작업이 가능할 날짜가 한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양 기간을 1년 반에서 2년 정도는 예상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인양업체가 일부러 인양작업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르다. 상하이샐비지는 해수부와 916억의 인양계약을 체결했다. 인양 과정을 크게 3단계로 구분해 각 단계를 성공시킬 때마다 나눠 받는데 상하이샐비지가 지금까지 받은 돈은 선급금 228억원과 1단계 성공보수 213억원 등 491억원에 불과하다.

반면에 상하이샐비지가 지금까지 쓴 비용은 어림잡아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 인양을 위해 각종 특수장비를 임대한 까닭이다. 상하이샐비지의 연간매출은 3000억원 규모인데 막대한 비용부담을 지면서 인양을 일부러 늦추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가 맺은 계약상 해수부는 상하이샐비지가 아무리 많은 비용을 사용해도 916억원만 지급하면 된다.

특히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와 계약에는 지난해 말까지 인양을 성공하지 못할 경우 배상금을 내야 하는 조항도 있었다. 다만 해수부는 상하이샐비지가 인양을 위해 진정성 있게 노력한다고 보고 배상금을 받지 않고 계약을 6개월 연장한 상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인양 시점을 정치적 요인과 연루시키는 데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항간의 의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