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불려간 朴, 담벼락 잡고 울부짖는 지지자들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7.03.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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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사저 떠나, "대한민국 지켜야한다" 눈물 흘리는 시위대

21일 오전 9시13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타는 중이다. /사진제공=뉴스121일 오전 9시13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타는 중이다. /사진제공=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은 떠났고 지지자들은 울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9일 만에 사저에서 나오자 이를 지켜보던 '태극기 부대'는 울음을 터트렸다.

21일 오전 9시13분 박 전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퇴거 당시 입었던 남색 코트를 그대로 입고 사저를 나섰다. 올림머리 치장과 화장도 평소대로 했다.



100명 이상 모여든 지지자들을 잠깐 쳐다보고 바로 검은 에쿠스 차량에 탔다. 활짝 웃진 않았지만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사저 앞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아닌) 고영태를 수사하라"는 구호도 이어졌다. 이들은 오전 일찍부터 태극기를 들고 모였다. 30여명은 밤을 샌 것으로 알려졌다.



에쿠스 차량은 앞뒤에 경호차량을 1대씩 두고 약 2분 만에 동네 골목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12개 중대 1000명가량을 동원해 평소보다 삼엄한 경계를 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호·경비했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나자 일부 지지자들은 주저앉거나 담벼락을 붙잡고 오열했다. 한 지지자는 "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대통령을 잡아가느냐"며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언론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며 취재진에 욕설을 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나온 지 단 9분 만에 테헤란로를 거쳐 약 5.5㎞ 떨어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짤막한 두 문장을 남겼다.

아침 일찍부터 경찰이 사저 부근 경계를 강화하면서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하거나 도로에 눕는 등 항의했다. 여경의 머리채를 잡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전 8시20분쯤에는 사저 앞 상가 건물 3층에서 센서 등으로 추정되는 가로 30cm, 세로 30cm 정도의 물체가 떨어져 박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떨어뜨린 건 아닌지 조사 중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는 이른 시간인 새벽 4시30분부터 불이 켜졌다. 7시10분쯤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와 화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용사 정송주, 정매주 원장이 사저로 들어갔다. 30분쯤 후에는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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