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9시13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서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타는 중이다. /사진제공=뉴스1
21일 오전 9시13분 박 전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퇴거 당시 입었던 남색 코트를 그대로 입고 사저를 나섰다. 올림머리 치장과 화장도 평소대로 했다.
사저 앞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연호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아닌) 고영태를 수사하라"는 구호도 이어졌다. 이들은 오전 일찍부터 태극기를 들고 모였다. 30여명은 밤을 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나자 일부 지지자들은 주저앉거나 담벼락을 붙잡고 오열했다. 한 지지자는 "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대통령을 잡아가느냐"며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소리쳤다. 언론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며 취재진에 욕설을 하는 지지자도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나온 지 단 9분 만에 테헤란로를 거쳐 약 5.5㎞ 떨어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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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짤막한 두 문장을 남겼다.
아침 일찍부터 경찰이 사저 부근 경계를 강화하면서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하거나 도로에 눕는 등 항의했다. 여경의 머리채를 잡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전 8시20분쯤에는 사저 앞 상가 건물 3층에서 센서 등으로 추정되는 가로 30cm, 세로 30cm 정도의 물체가 떨어져 박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떨어뜨린 건 아닌지 조사 중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는 이른 시간인 새벽 4시30분부터 불이 켜졌다. 7시10분쯤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와 화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용사 정송주, 정매주 원장이 사저로 들어갔다. 30분쯤 후에는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