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감독 차은택씨 /사진=홍봉진 기자
광고감독 차은택씨(48·구속기소)의 추천과 최씨 등의 압력 행사로 KT에 입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동수 전 전무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차씨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KT가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한 경위를 설명했다.
이 전 전무는 이 같은 요청을 자신의 부하 직원인 신모 상무와 홍모 팀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에서 이야기가 있는데 플레이그라운드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할 것 같으니 문제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씨가 차씨를 통해 이 전 전무를 KT에 입사시키고, 자신의 회사에 광고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전무는 "KT가 연간 800억∼900억원의 광고비를 쓰는데 그 중 68억원이 플레이그라운드에 간 것"이라며 "KT에 들어오는 민원이 많았고, (플레이그라운드 건도) 그 중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특히 "플레이그라운드가 68억원을 받았어도 실제 얻는 이득은 대행수수료 뿐"이라며 "실제 이익은 수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차씨의 지인인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에 대한 증인 신문도 진행됐다. 그간 차씨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최씨 측에서 책임을 모두 떠안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전 부총장은 이와 다른 증언을 하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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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부총장은 검찰이 "소위 총대를 메야 한다는 이야기를 (차씨에게) 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씨가 한 번 정도 '차씨가 당장은 한국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것을 전달한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차씨는 직접 신문 기회를 얻어 김씨에게 "내가 중국에 있을 때 전화로 분명히 '형, 회장님이 나는 가볍게 가야 된대'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김씨가 "그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하자 차씨는 "진술이 틀리면 본인(김씨)은 위증이다"라며 감정 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차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5일 진행된다. 이날 재판에서는 안 전 수석과 황창규 KT 회장(64)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