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여파…수출기업 65.4% "해상운임 올랐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3.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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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57.5% 선복 부족으로 운송 차질…납기 지연과 신뢰도 하락 우려

롱비치 항만 밖에 정박한 한진 해운 컨테이너선./사진=머니투데이DB롱비치 항만 밖에 정박한 한진 해운 컨테이너선./사진=머니투데이DB


한국 수출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진해운 (12원 ▼26 -68.4%) 사태로 인해 가격과 납기 경쟁력 저하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상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으로 피해를 겪는 중이다.

특히 한진해운 파산으로 외국적 선사를 이용하는 수출화주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국적선사 육성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2일 한국무역협회가 화주업체 33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수출지역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가 217개사(65.4%)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수출실적 100만 달러 이상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해상 운임 상승폭은 전체 74.2%가 30% 미만, 20.3%는 30% 이상 올랐다고 답했다. 해상운임이 오른 업체들의 최대 수출지역은 아시아(24.4%)였고, 북미(23%)와 중국(18.9%)이 뒤를 이었다.



운임이 상승했다고 답한 업체들은 타 선사 이용을 확대(57.6%)하거나 수출가격을 인상(12.3%)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한 대응책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들도 51개사(23.3%)나 됐다.
한진해운 여파…수출기업 65.4% "해상운임 올랐다"
이로 인한 문제도 가시화 되고 있다. 선복 부족에 따른 운송 차질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가 57.5%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운송차질 규모가 월 10TEU(20피트 컨테이너 크기를 부르는 단위) 미만이 전체의 78%이지만, 중소 수출업체들의 연간 교역량을 고려하면 적잖은 수치다.

선복 부족시 가장 우려되는 문제로는 납기 지연(44.5%)과 거래선 이탈(26.2%) 등이 꼽혔다. 납기 지연은 물류비를 상승시켜 중소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해외 바이어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국적 선사의 이용률은 줄어든 반면 외국적 선사의 이용은 꾸준히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절반이 넘는 172개사(51.8%)가 국적선사 이용률이 감소했다고 답했고, 이중 70개사는 외국적 선사 이용률이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수출업체들의 국적선사 이용률 감소 원인으로는 선복 부족(38.0%)과 선박 스케줄 축소(25.1%), 비싼 운임(21.2%) 등이 꼽혔다.

김병훈 무역협회 신산업물류협력실장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우리 수출업계는 단기적으로 해상운임 상승 및 선복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적 선사 이용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적선사를 육성하고 운송루트를 다변화하는 등 수출화주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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