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 vs 성장주'...올해 美 증시 주도권은 어디로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02.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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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가치주냐, 성장주냐’

미국 증시가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 트럼프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가치주와 성장주의 시장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가치주가 지난해 미국 경제의 개선세를 타고 증시를 주도했다면, 성장주는 올 들어 기술주 덕택에 주도권을 되찾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가치주를 2등으로 부르기엔 이르다”고 보도했다.



러셀1000 성장인덱스는 올 들어 7.5% 상승한 반면, 러셀1000 가치인덱스는 4.2% 올랐다.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저평가되거나 펀더멘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고 생각하는 회사들에 비해 높은 이익잠재력을 갖고 있는 회사들에 선호할 때 성장주의 초과이익은 최근 몇 년간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성장주가 올해 시장을 주도하는 한 가지 이유는 투자자들이 일부 거대 기술주들을 사들이면서 테크업종을 올 들어 S&P500에서 최고 수익률을 올린 섹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러셀1000 성장인덱스에 포함되는 넷픽스와 페이스북은 올 들어 15% 이상 상승했다. 테슬라 역시 2016년 말 이후 무려 30%나 올랐다. 이는 채권 수익률이 오르기 시작하고, 미국 경제가 향상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신호를 보이면서 가치주가 초과수익을 달성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실적성장을 이루기 위해 전체적인 경제에 더욱 의존하는 시가총액이 큰 가치주들은 지난해 14% 상승했다. 반면 성장주들이 지난해 5.3% 상승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대선 승리는 가치주, 특히 금융과 산업업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촉발시키면 가치주의 성장엔진 역할을 했다. 이들 업종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들로부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US스틸은 대선 이후 90% 이상 급등했다.

가치주는 2016년 선두에 나설 때까지 몇 년간 관심 밖에 있었다. 역사상 최저점 수준에 고정된 채권 수익률과 부진한 미국 경제로 인해 투자자들은 성장주를 찾았고, 유틸리티나 소비재 업종의 배당주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마켓데이터그룹에 따르면 러셀1000 성장인덱스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6% 올랐다. 반면 러셀1000 가치인덱스는 연평균 11% 상승했다.
개선된 미국경제나 세금감면과 인프라 투자의 이행은 가치주의 랠리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가치주들은 역사적 기준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싸다는 평가다.

블랙록에 따르면 러셀1000 가치인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주말 기준 1.92였다. 이는 1995년 이후 평균치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다. PBR가 1이면 특정 시점의 주가와 기업의 1주당 순자산이 같은 경우이며, 이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해당기업의 자산가치가 증시에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러셀1000 성장인덱스의 PBR는 5.22로 장기 평균치인 4.83보다 높다.

JP모간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바라코스 포트폴리오매니저는 “(가치주와 성장주간)밸류에이션 차이는 여전히 극단적”이라며 “가치주에서 나오는 밸류에이션과 실적모멘텀은 중장기적으로 최근 가치주의 강세는 단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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