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예금 5개월 만에 증가… 환율 하락 영향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7.02.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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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한 달간 55억7000만달러 늘어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내 달러화 예금이 5개월 만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금리인상 이후 오름세였던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1월 중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달러화 약세 유도 발언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달러화→원화 환전 수요가 감소했고, 기업들도 향후 결제대금을 마련키 위해 달러화 예금을 대폭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거주자(내국인과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한 외국인 및 외국기업) 달러화 예금 잔액은 552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55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은 461억3000만달러, 개인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은 91억달러로 전월대비 각각 51억달러, 4억7000만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의 수출입 결제대금 예치 및 현물환 매도 지연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전월보다 비교적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예금은 지난해 8월말 569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12월까지 4개월 연속 줄었다. 이 기간 감소한 예금액은 7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5개월 만에 증가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원/달러 환율 흐름과 맞물려 있다. 8월 평균 1111.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1127.6원, 11월 1163.2원, 12월 1183.3원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기업과 개인들이 원/달러 환율 하락 시기에 비축했던 달러화를 강세시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늘어서다. 그런데 지난 1월 중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하락하자 환전 수요가 점차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달러화 예금 증가로 전체 외화예금도 늘었다. 1월말 외화예금 잔액은 646억5000만달러로 전월과 비교해 57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달러화 예금 5개월 만에 증가… 환율 하락 영향
통화별 예금잔액은 △달러화 552억3000만달러 △엔화 39억1000만달러 △유로화 27억2000만달러 △위안화 13억5000만달러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14억4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엔화 예금은 일부 증권사의 담보금 예치로 전월보다 2억8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유로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해외사업 관련 계약금 반환 등으로 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은행별 외화 예금 잔액은 국내은행이 533억6000만달러, 외은지점이 112억8000만달러로 전월과 비교해 각각 38억4000만달러, 18억9000만달러 늘었다.

예금 주체별 잔액은 기업 539억달러, 개인 107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개인 예금 중 달러화 비중은 84.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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