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월마트와 거래단절 사실 아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7.02.1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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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구조조정 때와 달라…주요 화주 연간 입찰 초청 받았다"

유창근 사장/사진=임성균 기자유창근 사장/사진=임성균 기자


유창근(63·사진)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불거진 미국 월마트와 '계약 파기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유 사장은 15일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월마트가 한국계 선사와 거래를 끊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월마트와 연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월마트도 14일(현지시간) 이를 부인했다. 마릴리 맥키니스 월마트 대변인은 이날 "한국 선사들과 비즈니스를 거부했다는 최근의 루머와 보도들은 사실이 아니다(simply untrue)"며 "파산 선고를 앞둔 한진해운 (12원 ▼26 -68.4%)과 더 이상 거래하지 않지만 우리의 물류상 필요에 따라 다른 한국 선사와 현재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맥키니스 대변인은 "한국 어느 선사와 협상 중인지 밝힐 수 없지만, 다수의 선사가 참여하는 연간 입찰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일부 매체는 "지난 연말 월마트가 '한국 해운선사와는 거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는 작년에 자율협약 중이던 현대상선과 거래하지 않았지만, 과거에 화물 운송을 현대상선에 맡긴 이력이 있다. 월마트는 한진해운이 담당하던 물량을 맡아줄 업체를 물색 중이며 현대상선도 그 후보 중 하나다.

유 사장은 "지난 설 연휴에 미국을 방문해 화주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정부의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 의지를 전달했다"며 "구조조정을 겪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형 화주들의 연간 입찰 초청을 다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만 해도 현대상선의 재무 상태를 걱정해서 계약을 안하거나 물량을 줄인 곳이 많았는데, 올해는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다 부여받았고 지난해와 같은 제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3, 4분기에 접어들면서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떨어지고 정부의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등이 외신을 통해 전달되면서 화주들의 신뢰가 상당 부분 회복됐다"며 "아시아와 유럽 지역 화주들은 우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고, 미주 지역 화주들의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주 지역 화주가 개별 선사뿐 아니라 해운동맹(얼라이언스) 가입사 전체의 재무상태에 대해서도 따져보기 시작했다"며 "오는 4월 출범하는 2M과의 전략적 협력인 '2M+HMM', 최근 한국신용평가의 신용등급이 D에서 BB 등급으로 오른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2020년부터 시작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맞춰 연비가 좋은 친환경(에코타입) 선박 발주를 2018년부터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 조선업계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기술력 강화를 통해 빨리 새로운 선박을 도입하면 연비 차이에 따라 운영비용(OPEX) 절감이 가능해진다"고 언급했다.

또 국내 중소형 선사와 손잡고 근해와 원양 운송 물량을 연계하는 'HMM+K2(장금상선, 흥아해운)' 동맹에 대해 "시너지를 낼 기회"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국내 대형 화주 가운데 삼성그룹, LG그룹, 현대차그룹에서 각각 물류 및 운송을 담당하는 삼성SDS, 범한판토스, 현대글로비스와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1일 한신평으로부터 BB 등급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등급 'B' 이상을 요구하는 국내 철강사들의 철강제품 및 원자재 수송(벌크) 입찰 참여가 가능해졌고, 터미널, 연료공급사 등 관련 업체로부터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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