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자회견 앞두고 멕시코 페소 연일 최저점 경신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7.01.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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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화폐 페소 가치가 또 다시 최저점을 경신했다. 멕시코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적대적 수사가 계속해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페소/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1.1% 가량 오른 달러당 21.6227페소를 기록했다. 그만큼 페소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멕시코 중앙은행이 환율방어 차원에서 지난주 18억1600만달러를 투입했지만 페소 추가 하락을 막진 못했다.

작년 한 해 페소는 17% 급락하며 신흥시장 화폐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들어 이미 4% 빠진 건 물론 두 차례에 걸쳐 저점을 찍었다.



연이은 페소 하락은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식을 앞두고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트럼프는 포드의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시킨 데 이어 일본 자동차 토요타까지 미국 투자를 유치시키는 등 잇따라 항복을 받아냈다.

트럼프의 화살은 제너럴모터스(GM)와 피아트크라이슬러에도 향했다. 이날 페소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데엔 전날 피아트크라이슬러가 멕시코 공장 폐쇄 가능성을 언급한 게 절대적인 배경이 됐다.


멕시코에선 11일 있을 트럼프 기자회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개사 모넥스의 주앙 프란시스코 카우디요는 "트럼프의 기자회견이 페소에 영향을 미칠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며 "시장에선 (트럼프로부터) 호의적인 걸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마리아나 라미레즈 베포마스은행의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불안함이 증폭되고 있다며 "지옥같은 게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베포마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좀 더 명확해지면서 올 연말쯤이면 환율이 달러당 22.2페소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페소 가치 하락은 멕시코 물가상승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 12월 이미 2년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멕시코 정부는 올 1월 1일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내달 9일 있을 멕시코 중앙은행 회의에서 금리인상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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