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욱 부회장이 개당 20만원짜리 밴드를 고생한 팀장들에게 하나씩 돌렸다고 한다. 이 밴드는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건강 관리에 유용하다.
동국제강은 이후로도 많은 걸 내줬다. 포항 후판공장을 폐쇄했고 계열사 국제종합기계를 팔았다. 당진 사원아파트 페럼빌을 매각했다. 전자 계열사 DK유아이엘도 처분했다. 장 회장이 지성을 들였던 골프장 페럼클럽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열흘도 지나지 않았을까. 이들의 수난은 계속됐다. 전화기 너머의 홍보 관계자 음성은 풀이 죽어 있었다. 12월 초 이사직에 오른 장세주 회장의 장남이 사고를 일으켜서다. 폭행 시비로 입건되자 회사가 사과문을 준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일까. 이틀 후엔 포항 제강소의 전기로가 멈춰섰다. 관리부실로 쇳물이 넘쳐 중요 라인이 생산을 중단했다. 주문에 대응하지 못한 회사는 연말 연초 수요가 느는 매출 적기를 눈앞에서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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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회장을 대신해 회사를 이끄는 장세욱 부회장은 신년 화두로 '부국강병'을 들었다고 한다. 군인 출신인 그가 임직원들 체력을 걱정하며 어떤 각오를 다지는지는 알 것 같다. 그가 준 선물의 선의를 왜곡하거나 우스개로 만들 생각도 없다. 하지만 심박수 체크 좀 한다고 '강병'이 되진 않는다. 먼저 부하들 사기가 올라야 업무든 운동이든 할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