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런 자동차회사가 사랑 받았으면

머니투데이 박상빈 기자 2017.01.03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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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런 자동차회사가 사랑 받았으면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시작됐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묻혀 눈에 잘 띄지도 않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도 지난해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상황은 기아차 '니로' 등 친환경차의 약진과 중형차,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시장에서의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기억들은 대개가 아쉬움이 남는 일들이다.



누군가에게는 이미 잊혀졌을지 모르지만 새해를 맞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아픈 상처'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이지만 진난해에는 안전·신뢰에 대한 논란이 유독 크게 다가 왔다.

지난해 8월 부산에서 일어났던 '싼타페 급발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충돌 전부터 "차가 왜 이러냐"고 다급하게 외친 목소리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으나, 급발진 원인을 정확히 규명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판단에 따라 20년 경력 전직 택시기사였던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가족을 잃은 운전자에게 급발진 입증 책임을 오로지 묻는 우리 법이 과연 올바른지를 고민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국내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상대로 최근 배우 출신 사업가 손지창이 제기한 '모델X'의 급발진 문제가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국내에서 벌어진 사건들 때문이다.

안전 문제는 회사의 신뢰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세타2 엔진'의 보증을 기존 5년/10만km에서 10년/19만km로 연장한 것은 단순한 보증 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에서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는 고객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신뢰 문제였다.

현대차가 지난해 태풍 '차바'의 침수차 1087대를 전량 폐기하며, 침수차 안전 논란을 불식시킨 것은 안전 문제에 대응하는 자동차 업체의 진일보한 자세로 평가받을만 하다.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눈앞에 다가 온 듯한 미래 기술도 '안전'을 근간으로 하는 '신뢰' 구축이 없다면 사상 누각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동차회사가 고객들에게 최고의 사랑을 받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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