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에 '명품 임대주택' 짓는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6.12.30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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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고덕강일지구,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분양과 임대가 섞인 '소셜믹스' 단지로 조성되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의 건축 규제가 완화된다. 층수, 높이, 용적률, 건폐율 등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창의적 디자인의 '명품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공공주택통합심의위원회는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하는 강동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 중 일부 단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아파트가 들어서는 14개 블록 가운데 SH가 공급하는 4·6·7·8·9·11·13단지 등 7개 단지가 대상이다. 총 6095가구 규모로 국민임대·장기전세·행복주택 등 공공임대 4935가구와 공공분양 1160가구가 섞인 소셜믹스 단지로 공급된다.

SH가 시행하는 공공택지 가운데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고덕강일지구가 처음이다. 특별건축구역이란 조화롭고 창의적인 건축을 유도하기 위해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축물 지상층 연면적 비율), 건폐율(대지 면적 대비 건축물 1층 바닥면적 비율), 층수, 높이 등 각종 건축 규제를 완화하거나 통합적용하는 특례다.



임대주택은 천편일률적이고 품질이 낮다는 편견을 깨고 특색있는 단지로 만들기 위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건축 규제를 풀면 창의적 디자인을 적용해 고층과 중·저층 건물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고 각종 특화설계로 입주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선 특별건축구역 7개 단지 모두 건축물 높이제한에서 벗어난다. 고·중·저층을 혼합한 자유로운 형태의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가령 4단지는 지상 7층부터 지상 25층까지 다양한 층수의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다. 7단지는 평균 층수 18층으로 제한된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지상 최고 20층 높이로 올린다.

6단지는 건폐율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6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는 용적률 규제를 없앤다. 4단지는 1층에 배치된 주택을 특화가구로 만들기 위해 단지 안 보행자전용도로를 건물 2m 이내로 바짝 붙이는 것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었다.


건물의 형태나 색채 규정도 없앴다. 현재 지구계획에는 △필로티 설치시 2개층 이상 설치 △단지명이나 심볼은 측벽에 표시 △외벽의 색채는 원색 또는 3차색 이상의 혼합색 사용 등과 같은 규제가 있다. 특별건축구역에서는 이런 규제와 상관 없이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각 단지의 건축설계사는 서울시 공공건축가의 자문을 얻어 자유롭게 설계를 하고 이를 공공주택통합심의위가 심의해 확정한다. 시 관계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기존 지구계획에 있는 건축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복주택으로 공급되는 11단지는 이달 말까지 사업승인을 얻고 다른 6개 단지 역시 내년 1~2월 중 사업승인이 날 예정이다. 이후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착공에 들어가 2019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한다. 후분양으로 공급돼 공정률 80%에 이르는 2019년 상반기 분양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질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이라며 "미래 서울의 도시주거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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