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백옥·감초·마늘 靑주사…일선 의료계 "미용목적"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6.12.06 15:43
글자크기

[이슈더이슈]靑실장 "미용목적NO"…일선 의사 태반·백옥은 피부미용, 감초·마늘은 피로회복

태반·백옥·감초·마늘 靑주사…일선 의료계 "미용목적"


태반·백옥·감초·마늘 靑주사…일선 의료계 "미용목적"
청와대 내에서 일명 '태반·감초주사' 등으로 불리는 영양주사 수백여정이 처방·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영양주사는 일선 의료시장에서 의료·치료보다 미용 등의 목적으로 쓰여 의혹 확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5일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은 '최순실 청문회'(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백옥·감초주사를 처치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백옥·감초주사가 처치됐냐는 질문에 "필요한 처방에 따라 처치됐다. 처방에 포함된 부분은 맞다"면서도 "미용 목적으로 해당 주사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반주사의 경우 박 대통령이 주사를 맞았고, 백옥·감초주사는 10명 안팎의 청와대 직원도 처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 주사제 등에 대해 "대통령 건강과 관련된 사항이라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미용 목적에 처방된 것은 아니다"라며 "면역력 강화나 건강관리, 빠른 회복 등을 위해 처방되는 약들"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의약품 구입현황(2014년 1월~2016년 9월)에 따르면 청와대는 △태반주사(라이넥주 150개·멜스몬주 50개) △백옥주사(루치온주 60개) △마늘주사(푸르설타민주 50개) △감초주사(히시파겐씨주 100개) 등을 구입했다.

이들 영양주사는 대다수 시중 병원에선 미용·피로회복 목적으로 쓰인다. 이들 영양주사에 질병 치료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일선 의료업계의 설명이다. 청와대 의료실장의 설명과는 다소 반대되는 설명이다.

연예인 등이 미용을 목적으로 즐겨맞는 주사로 알려진 '태반주사'는 태아의 태반을 정제한 주성분으로 한다. 태반에는 태아의 발육성장을 위한 새로운 세포, 신진대사 촉진을 위한 성분 등이 다량 포함돼 있어 호르몬 분비를 돕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효능은 간기능과 갱년기 증상 개선 등이지만 피부과 등에선 피부재생이나 미백 목적으로 주로 시술된다. 피부과 등에선 일명 '시간을 되돌리는 주사' 등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효능은 △만성피로와 노화 감소 △간기능 개선 △성기능 개선 등이다. 몸이 무겁거나 피로가 잘 회복되지 않는 중년 여성들이 주 고객층으로 알려졌다. 비용은 1회에 2만~5만원이며 수액과 함께 투여받기도 한다.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지난 5일 '최순실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이 지난 5일 '최순실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백옥주사는 미백에 효과가 높아 피부·성형외과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백옥주사는 체내에 존재하는 항산화효소 단백질 중 하나인 글루타티온으로 구성돼 있으며 피부를 검게 하는 세포(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과량 투여시 신장기능이 약화될 수 있고 투약을 멈추면 피부가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실제 허가된 효능은 항암 화학요법에 의한 신경성질환의 예방이지만 피부미백 등에 효과가 높다 보니 '백옥주사'나 '비욘세 주사'(미국 흑인 팝가수가 맞아 유명해 지면서) 등으로 불린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이들 주사제는 본래 효능이 크지 않아서 대부분 여성미용 목적으로 쓰인다"며 "현재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도 과도하게 주사제를 맞을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초·마늘주사는 주로 피로회복에 쓰인다. 일명 '감초주사'로 불리는 히시파겐씨주사제는 감초추출물인 글리시리진산과 아미노산(시스테인, 글리신) 등으로 이뤄졌고 간기능과 피로회복 등에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늘주사'의 주요 성분인 알리티아민은 비타민B 유도체로 젖산의 축적을 억제해 피로회복을 돕는다. 1회 처방에 5만~10만원이며 마늘주사를 맞으면 체내에 축적된 당분을 바로 쓸 수 있게 돕는다.

또다른 성형외과 의사는 "감초와 마늘주사는 맞으면 수면을 못하거나 스트레스 등의 피로를 해소하는데 효과가 크다"며 "본래 효능은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는 주사제"라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