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아내 위한 찬불가 '월인천강지곡 권상', 국보 승격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6.11.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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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2건 국보 승격·'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관' 등 6건 보물 지정예고

8일 문화재청이 국보로 지정 예고한 월인천강지곡 권상. /사진제공=문화재청8일 문화재청이 국보로 지정 예고한 월인천강지곡 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세종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 권상'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398호인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과 보물 제139호인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平昌 月精寺 石造菩薩坐像)' 두 건을 국보로 승격 지정하기로 8일 예고했다.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관' 등 6건 문화재는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보로 승격될 '월인천강지곡 권상'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가장 빠른 시기에 지어져 활자로 간행된 점에서 창제 후 초기의 국어학 연구와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일부만 남아 있으나 이 책이 갖는 국어학적·출판 인쇄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국보로 승격 지정할 가치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8일 문화재청이 국보로 지정 예고한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8일 문화재청이 국보로 지정 예고한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사진제공=문화재청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전체적으로 양감이 강조된 모습이며, 균형 잡힌 안정된 자세와 적절한 비례를 갖추고 있다. 보관과 귀걸이, 팔찌, 가슴 영락(瓔珞, 구슬 목걸이) 장식 등 세부표현도 화려하고 섬세하다.



평창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국보 제48호)의 남쪽 전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탑을 향해 공양을 올리는 자세라는 점에서, 원래부터 탑과 공양보살상이 하나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같은 탑전(塔前) 공양보살상은 이전에는 찾기 힘든 고려 전기적 특징인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도상과 구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金剛山 出土 李成桂 發願 舍利莊嚴具 一括)'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직전에 많은 신하와 함께 발원한 사리장엄구로서 1932년 금강산 월출봉 석함 속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유물 중에는 발원자와 발원 목적과 내용, 제작 장인 등 조성경위를 알 수 있는 명문이 있어 사료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명문이 갖는 사료적 가치 외에도 출토 장소, 제작 시기가 분명하고 이 시기에 사용된 공예기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 가치가 크다는 설명이다.
8일 보물 지정 예고된 국새 유서지보(國璽 諭書之寶). /사진제공=문화재청8일 보물 지정 예고된 국새 유서지보(國璽 諭書之寶). /사진제공=문화재청
'국새 황제지보(國璽 皇帝之寶)' '국새 유서지보(國璽 諭書之寶)' '국새 준명지보(國璽 濬明之寶)'는 한국전쟁 중 미국으로 유출된 것을 2014년 4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돌려받은 문화재다.

'황제지보'는 고종이 1897년에 제작한 대한제국 국새이고, '유서지보'는 1876년에 제작한 관리 임명에 사용했던 국새이며 '준명지보'는 1889년에 제작한 세자시강원 관원의 교지에 사용되었던 국새이다.


이 국새들은 환수문화재라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국가 행정용으로 사용된 역사성, 왕실공예품으로서의 공예사적 예술성, 의궤 등 다른 자료들과 상대 비교할 수 있다는 자료적 학술성 등 문화재적 지정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께 보물로 지정예고된 '협주명현십초시(夾注名賢十抄詩)'는 과거 시험 준비생들의 수요를 염두에 두고, 권람의 교정을 거쳐서 간행한 한국(신라)과 중국의 시인 30명의 시선집이다. 내용은 각 시인의 작품 중에서 7언 율시 각 10편씩 총 300편을 뽑아 주해(註解)를 붙인 것이다.

이 책은 경상도 밀양부에서 간행한 지방관판본으로서, 한국인이 그 대상을 선정하고 직접 주해한 최초의 한·중 시선집으로 매우 귀한 사례이자 고려 시대의 한문학과 지방 출판사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박동형 초상 및 함(朴東亨 肖像 및 函)'은 1728년에 그려진 박동형의 ‘전신좌상본’ 및 1751년에 그려진 ‘반신상본’과 각 함(函)이다. 박동형(1695~1739)은 무신란 당시 반란 주동자 중 하나인 박필현을 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충주 박씨 가문을 공신 가문으로 격상시킨 인물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국보·보물)로 지정 예고한 '월인천강지곡 권상' 등 8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 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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