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우리 엄마' '복수하려던 원수가 친아버지' 등의 내용은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들이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막장은 '갱도(광산에서 갱 안에 뚫어 놓은 길)의 막다른 곳'을 말하는데요. 이는 광산에서 제일 끝 부분을 뜻합니다. 몇 년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라며 막장이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는 데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막장은 원래 탄광 광부들의 생활터로 희망적인 곳인데요.
하지만 막장을 끝장과 같은 뜻으로 보기엔 억지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막장이 부정적 의미라면 끝장은 '끝장을 보다'처럼 어떤 일을 끝까지 한다는 인내의 의미로 긍정적인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막장 토론은 '토론이 난장판이 되다'라는 느낌이 들지만 끝장 토론은 '결론을 내릴 때까지 진행한 토론'이라는 의미가 더 강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막장은 끝장을 의미한다기보다 '막-'이라는 접두사가 결합된 말이라는 의견이 설득력 있는데요. '막-'은 '닥치는 대로 하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로 막노동, 막일, 막말 등으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드라마보다 현실이 더 막장이라고들 하죠. 하지만 "막장은 막다른 곳이 아니라 막힌 곳을 뚫어 전진해야 하는 희망의 상징"이라고 한 대한석탄공사 사장의 말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막장 대한민국, 희망의 상징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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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닥치는 대로 하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막-'이 쓰인 단어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1. 막차
2. 막노동
3. 막말
4. 막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