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과 법적 보호를 위해 남깁니다"는 제목의 글은 내일부터 페이스북 개인정보 보호정책이 바뀌어 모든 게시물이 공용화 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이를 원치 않는다면 '공개, 복사 배포를 엄격히 금지한다'는 선언이 담긴 이 글을 담벼락에 올리라고 했습니다. 피드를 밑으로 내려보니 이미 여러명의 지인들이 선언문을 올려둔 상태였습니다. 두려운 마음에 휩싸인 김씨는 빠르게 '복사하기-붙여넣기' 한 후 게시 버튼을 눌렀습니다.
페이스북코리아가 지난 23일 공식페이지에 올린 해명글. /사진=페이스북 캡처
최근 페이스북을 떠돈 '게시글 공용화' 루머. /사진=페이스북 캡처
그럼에도 이 어설픈 장난에 왜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갔을까요. '내 게시물이 악용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정확하게 공략했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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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공개한 '온라인상의 개인정보침해 우려 정도와 미디어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이 개인정보가 침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설문 참가자 9873명의 49.6%가 'SNS 사용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를 걱정하고 있다'고 대답한 것입니다. 또한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빈도가 많을수록 개인정보 침해를 우려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더 높았습니다.
평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양다영씨(29)는 "종종 뉴스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반인의 사진이 무단으로 도용되는 사건을 접했다"며 "혹시나 내가 올린 사진도 그런 식으로 쓰이진 않을까 SNS를 할 때마다 찝찝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인스타그램 계정 해킹을 경험한 적 있는 윤정선씨(29)는 "추천 친구에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이 뜰 때마다 내가 또 타깃이 된 것은 아닌가 마음이 철렁 가라앉는다"며 "내 정보가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0.1%라도 있다면 나도 그랬을 것"이라며 페이스북판 행운의 편지에 속은 사람들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간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