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트7 충격' 속 실적발표.."4Q 반등 기대"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김성은 기자, 이정혁 기자 2016.10.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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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3Q 영업익 5.2조로 후퇴..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3각편대' 호실적이 '버팀목'

삼성전자, '노트7 충격' 속 실적발표.."4Q 반등 기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 속에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달 초 내놓은 잠정실적 대비 전사 영업이익이 2조6000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비자가전 등 주요 사업부문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내놓으며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바닥을 친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는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결기준 분기 매출 47조8156억원, 영업이익 5조20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 29.7% 감소했다. 직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6.1%, 36.2% 감소한 수치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7일 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7조8000억원을 제시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갤럭시노트7 사태을 맞아 지난 12일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으로 잠정실적을 정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트 사업의 경우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영향으로 IM(IT모바일) 부문 실적이 하락했지만, CE(소비자가전) 부문은 TV 및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면서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부품사업 역시 메모리와 디스플레이가 전반적인 가격 안정화 속에서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IM부문이 1000억원으로 간신히 흑자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반도체 3조3700억원 △디스플레이 1조200억원 △CE 7700억원 등을 기록했다.

3분기 원화가 달러,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약 7000억원 수준의 환손실이 발생한 반면, ASML 등 투자자산 처분 이익 등으로 영업외 이익이 약 5400억원 발생했다.

4분기 실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무선사업이 갤럭시S7 판매를 통해 전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며 "전사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전자, '노트7 충격' 속 실적발표.."4Q 반등 기대"
◇'노트7 단종'..2년만에 최악의 성적표

스마트폰 사업을 관장하는 IM부문은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갤럭시S5'가 출시된 지난 2014년 3분기 영업이익이 1조7500억원으로 내려앉은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매출은 22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노트7 사태에 대해 이날 열린 임시주총에서 신종균 대표이사(IM부문장, 사장)는 "회사 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감수하고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난 11일 노트7을 단종하게 됐다"며 "경영상 막대한 손실을 초래해 큰 심려를 끼친 점 주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신 대표는 1차 159대, 2차 147만대 등 총 306만대의 노트7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등 기존 모델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소폭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판매 확대를 통해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내년 무선 사업의 경우 1분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나, 차기 플래그십 모델 등을 출시해 실적 반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이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카메라 성능 확대 등 소비자들의 사용성을 개선하고, 삼성페이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한 제품과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인공 지능 관련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효자' 역할 해냈다

반도체 부문은 사상 최대 실적에 버금가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고용량 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3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3조1500억원과 3조3700억원. 영업이익은 2011년 3분기 기록한 역대 2위 기록(3조4200억원)에 근접하는 호실적이다. 역대 최고 기록은 지난해 3분기의 3조6600억원.

반도체 사업의 호조는 무엇보다 고용량 제품 공급 확대에 따라 메모리 부문 실적이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 48단 V낸드 공정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D램의 경우 수요가 집중된 20나노 제품 출하량을 크게 늘려 전분기 대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시스템LSI 사업은 14나노 파운드리 수요 호조, 중저가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판매 확대, 중국향 이미지센서 매출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도 48단 V낸드와 20나노 D램 등 앞 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향상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등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에 분기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상 최대 영업익은 지난해 3분기에 올린 3조6600억원이다.

내년에도 V낸드에 집중 투자해 64단 V낸드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고성능 서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프리미엄 시장 대응에 주력할 방침이다.

D램의 경우 10나노급 D램 공정 전환을 본격화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 시스템 LSI 사업도 4분기 및 내년까지 10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는 한편 14나노 거래선과 응용처를 다변화해 성장세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미운오리'서 '백조' 변신

디스플레이 사업은 1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리며 '부활'했다. LCD(액정표시장치)패널 가격 상승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분의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3분기 매출 7조600억원, 영업이익 1조2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27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사업은 2분기 1400억원의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3분기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며 전사 실적에 기여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3년 2분기(1조1200억원) 이후 13분기 만이다.

삼성전자는 "OLED패널의 경우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고, LCD 부문도 수급 개선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흑자 전환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분기 스마트폰 고객의 플래그십 제품 성수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LCD 판가 안정 속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올해 대비 실적 향상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OLED 패널 부문은 플렉서블 제품의 공급을 본격화해 전년 대비 큰 폭의 실적 성장을 추진하고, LCD 패널 부문은 고부가·차별화된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전, 실적개선 지속

소비자가전(CE) 부문도 3분기 TV사업의 선전과 생활가전의 선방에 힘입어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2분기 1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CE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77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11조2400억원이다. 에어컨 등 계절상품의 판매가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계절적 비수기 등을 감안할 때 좋은 실적이라는 평가다.

TV와 생활가전 모두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TV의 경우 전년 대비 퀀텀닷 SUHD·커브드·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고, 생활가전도 셰프컬렉션 주방 가전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인 4분기에 실적의 고삐를 더욱 조일 방침이다.

TV사업의 경우 SUHD TV 마케팅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 한편, 11년 연속 세계 1위도 달성할 계획이다. 생활가전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에도 CE 부문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B2B 사업, 온라인 유통 판매 확대 등을 추진해 실적 성장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어려워도 투자 늘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에 사상 최대 금액을 쏟아붓는다. 금액은 27조원 이상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V낸드 사업에 집중 투자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시설투자 금액을 27조원으로 예상하고, 반도체 부문에 1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에 10조90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부문에 대한 투자는 크게 △메모리 첨단 공정 전환 △V낸드 증설 △인프라 투자 △시스템LSI 증설 투자 등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한 투자는 플렉서블 OLED 라인 증설에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 중심의 기술 리더십 강화를 통해 사업 역량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설투자 집행 규모는 25조5000억원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투자 규모는 총 8조8000억원이었다.

한편 삼성전자가 보유한 올해 3분기 말 기말 현금은 83조700억원으로 직전 분기(77조1400억원) 대비 7.7% 늘어났다. 이는 분기말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기말 현금이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이다. 올해 3분기 말 삼성전자가 가진 순현금(현금 등-차입금)은 70조11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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