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사진=뉴스1
역대 어느 정부든 대통령의 입을 거쳐 나가는 모든 연설문은 대통령의 '스피치라이터'인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책임져왔다. 연설기록비서관이 각 수석비서관실에서 취합한 자료를 토대로 초안을 잡는 시스템이다. 이후 초안을 읽어보며 내용을 검토하는 독회(讀會) 등 수정·보완 과정을 거친다. 광복절 경축사 등 중요한 연설문의 경우 어느 정부든 반드시 독회를 거친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연설문은 대체로 연설기록비서관이 초안을 잡은 뒤 관계 수석실에서 다듬어 올리고, 광복절 등 큰 행사의 연설문은 전 수석실에서 나서서 다듬고 독회를 거쳐 올린다"고 말했다.
만약 JTBC의 보도대로 최씨가 실제 연설 직전에 박 대통령의 연설문 파일을 넘겨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파일은 연설문 준비 최종 단계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최종 단계의 연설문은 주로 연설기록비서관실 또는 부속비서관실 등에서 다뤄진다.
연설문 유출이 의심되는 시기인 2012년 12월∼2014년 3월 당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자리엔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가 있었다. 여권 최고의 필력가로 정평이 난 조 감사는 2004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시절부터 10여년간 박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도왔다. 그러나 조 감사는 지난 6월 자리에서 물러났고, 지금은 최진웅 비서관이 넘겨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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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시 청와대 1·2부속비서관은 각각 정호성 비서관과 안봉근 비서관(현 국정홍보비서관)이 맡고 있었다. 둘 다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1998년부터 18년 동안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지금도 부속비서관으로 근무 중인 정 비서관은 취임 전까지 박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도맡아 했었다. 그러나 정 비서관은 최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