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주식시장에서 흙수저로 금캐기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6.10.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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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 기대되는 올해의 소외주는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대장주 모멘텀을 상실한 주식시장에서 작년 소외주인 조선 철강 금융 건설 업종이 주도주로 부상했다. 연말을 앞두고 이들 업종을 계속 들고 갈지 부진한 자동차·음식료 등 비중을 늘릴지 펀드매니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4.74포인트(0.73%) 오른 2047.74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70억원, 1591억원을 순매수하며 2050선에 근접했다. 3분기 호실적에 기반한 금융주 강제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코스닥은 기관과 외국인의 동시 순매도에 650선을 내주며 647.88에 거래를 마쳤다.



[내일의전략]주식시장에서 흙수저로 금캐기


◇올해의 승자 vs 패자는=매년 연말이면 당해 주가가 부진했던 소외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올해 주가 부진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했거나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이 다음해를 준비하는 펀드매니저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2016년 수익률 상위를 기록 중인 조선, 철강, 은행, 건설 업종도 지난해는 신저가를 경신하며 부진했다. 주가 급락과 실적 부진을 딛고 반등하면서 투심이 급격히 개선돼 올해 강세로 이어진 것이다. 이들 업종은 지난 몇 년간 계속된 부진으로 펀드매니저 보유 비중이 낮았는데 인덱스 펀드의 증가로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연초대비 21일까지 주요 업종의 수익률 현황을 살펴보면 조선(35.1%) 철강(30.0%) 은행(18.7%) 건설(16.8%)이 상위에 올랐고 자동차(14.2%) 음식료(12.9%) 화장품(11.1%)은 수익률 하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올해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부진했다. 올 하반기에만 코스닥이 코스피 수익률을 약 7% 가량 하회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의 주요 소외주는 중소형 화학주, 홈쇼핑주, 음식료주, 고배당 낙폭과대주(메리츠종금증권 하이트진로 두산 실리콘웍스 등)가 대표적이다.

◇내년을 위한 투자판단은?=2017년을 준비하는 투자자라면 올해 수익률이 좋았던 업종을 지속 보유 또는 비중 확대하거나 올해 부진했던 업종의 비중확대를 고민할 때가 됐다. 조선 철강 은행 건설 등 대형·경기민감주 위주의 투자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올해 소외된 음식료·자동차 등에 눈을 돌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먼저 올해 주도업종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로는 저평가라는 지적이다. 현재 조선 철강 건설 은행 업종의 PBR은 각각 0.68, 0.47, 0.88, 0.5배로 역사적 저점 대비 27% 상승한 수준이다. 다만 역대 중앙값 대비로는 약 40% 낮은 수준으로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견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선 철강 은행 건설 업종의 주가는 저가 대비 평균적으로 약 27% 상승했다"며 "업황 전망을 낙관하기는 시기상조이나 인덱스 펀드의 편입비중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비중확대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듬해에도 실적과 주가 랠리가 계속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주도주보다는 수익률 부진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는 대형주가 중소형주 대비 실적 성장과 주가 수익률이 모두 좋았지만 내년에는 성장 기대감이 약하다"며 "따라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소형주로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초에는 코스닥 강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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