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B투자證 벤처연합 '500볼트' IPO 주관 맡는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6.10.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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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코넥스 상장·내년 중 코스닥 이전 상장 목표…지배구조 개편 완료

KB투자증권이 벤처기업 연합그룹인 500V(오백볼트)의 IPO(기업공개) 대표 주관사를 맡는다. 500V는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기반의 벤처기업들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모인 연합 법인으로 각 벤처기업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 형태를 띠고 있다.

[단독]KB투자證 벤처연합 '500볼트' IPO 주관 맡는다


2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500V는 최근 KB투자증권을 상장을 위한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18일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주관사 선정과 함께 상장 방법도 구체화했다. 500V는 당초 다른 시장을 거치지 않고 코스닥시장에 바로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코넥스시장을 거쳐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키로 최종 확정한 것.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 코넥스시장에 지주사 형태로 상장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코스닥 이전 상장은 늦어도 내년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패스트 엑시트(투자금 회수)'라는 사업 철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출범한 500V는 당시 2년반 안에 자본시장에 상장해 각 벤처기업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돕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외국보다 자금 회수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국내 벤처 시장의 한계를 벤처 간 동맹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상장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VC)의 자금 회수 목적으로 탄생한 코넥스시장을 먼저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거래소가 코넥스시장 활성화를 위해 '선 코넥스 후 코스닥' 전략을 펼치는 기업에 이점을 부여한다는 점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거래소는 코넥스 상장 1년이 지난 기업이 △매출액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 시현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추면 코스닥 이전 상장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있다. 500V는 지난해 연결 기준 총 매출 230억원과 영업이익 7억원, 당기순이익 22억원을 시현했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40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작업에 힘을 싣기 위해 500V는 최근 지배·경영구조도 손을 봤다. 우선 전체 계열 벤처 26개 중 사업 안정기에 접어든 일부를 묶어 기존 지주법인에서 분할한 새 지주법인에 포함시키는 구조개편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밝힌 사업계획으로 미뤄봤을 때 상장 대상이 될 새 지주법인은 O2O 벤처 연합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00V 내부엔 하나의 상장법인에 연결될 벤처기업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경영통합시스템도 만들어졌다. 이 시스템은 서로 연관성이 낮은 각 벤처들끼리 상장에 필요한 재무·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으로 수직적 구조보다 각 벤처들의 수평적인 연결을 강조하며 생겨난 지배구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KB투자증권은 하반기 들어서부터 상장을 위한 경영구조 효율화 작업 등 다양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며 이번 거래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앞서 500V가 지난해 9월 상장 검토에 나서자 KB투자증권 외에도 다수의 국내 증권사 IB들이 상장 자문에 나서며 주관 자격을 따내기 위한 물밑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드문 '벤처 연합'이라는 사업구조에 대해 다른 곳보다 KB투자증권의 이해도가 높아 유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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