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칠 변호사
현재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7가지 사행산업 중 선수들이 개입해 승패나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경마, 경륜, 경정 및 스포츠토토 등 4가지다. 그 중에서 유독 스포츠토토가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불법 논란으로 심심하면 한 번씩 문제가 되고 있다.
작년부터 최근까지 수사가 진행 중인 프로야구 선수들에 대한 불법도박과 승부조작 사건은 보통 전직 선수 또는 선배가 후배들에게 접근해 특정한 경기에서 어떤 행위를 해 줄 것을 부탁하고, 그 사례로 몇백만원 정도를 지급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가장 많이 나왔던 사례는 투수가 첫회에 일부러 상대 타자에게 사구(포볼)를 주는 것이다. 실제 부탁을 받은 투수가 상대타자에게 사구를 주려고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고 계속 볼을 던졌지만 상대타자가 계속 이를 받아치는 바람에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스포츠토토 또는 토토라고 하면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보다는 불법으로 운영되는 유사 스포츠토토가 더 많이 언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사행감독위가 올해 발표한 불법 도박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합법 스포츠토토는 매출이 3조4000억원인데 반해 불법 스포츠토토는 19조~26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스포츠토토 이용자들이 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외면하고 불법 스포츠토토를 더 많이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용자가 경기결과를 적중하면 받게 되는 돈의 비율인 환급률 때문이다. 합법 스포츠토토는 60.2%인데 비해 불법 스포츠토토는 90.3%로 조사돼 30%이상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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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단속을 강화하고 이용자까지 처벌하면서 합법 스포츠토토를 살려보려 노력하지만 불법 스포츠토토가 여전히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불법 스포츠토토가 메리트가 있는 상태에 있도록 방치할 것인가.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스포츠토토 운영을 이용자 친화적으로 전면 개편해 불법으로 가고 있는 이용자를 제도권으로 유인할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