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펀드 실종… "작년 1.3조-올해 500억, 돈 안 들어와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한은정 기자 2016.10.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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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금 순유입 펀드 1위 500억원에 그쳐, '스타펀드' 사라지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실망감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도 자금이 좀처럼 모이지 않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액티브 펀드조차 순유입 금액이 500억원에 그치는 등 공모펀드 자금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액티브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유경PSG액티브밸류 펀드가 연초 후 수익률이 10.32%로 가장 높다. 이 펀드는 '시장이 부진할 때는 차라리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들고 있겠다'는 유연한 매매로 상반기부터 수익률이 두각을 나타내왔다. 그러나 이 펀드가 올해 모집한 자금은 183억원에 불과해 설정액은 225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 펀드와 키움코리아에이스 펀드도 올해 수익률이 각각 7.30%, 6.29%로 순항하고 있지만 두 펀드 모두 자금 모집이 46억원에 그쳤고,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 △프랭클린포커스자 △NH-Amundi장기성장대표기업 △한국투자중소밸류 펀드 등은 올해 수익률 6~7%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순유출됐다.

공모 국내 주식형 펀드 부진 속에서도 수익률이 좋은 '스타펀드'가 자금을 독식해왔던 기존 흐름과 달리 아예 펀드에 투자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메리츠코리아 펀드가 1조3070억원, 2014년에는 신영밸류고배당 펀드가 1조7103억원, 2013년에는 KB밸류포커스 펀드가 8633억원을 끌어모았지만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액티브 펀드는 신영퇴직연금배당 펀드로 541억원에 그치고 있다.



스타펀드 실종… "작년 1.3조-올해 500억, 돈 안 들어와요"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에 대한 신뢰도와 함께 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있기 때문"이라며 "시장이 좋을 때 많이 투자했다가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크게 손해를 입고 환매하게 되니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한 의지가 없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요즘 투자자들은 상품을 적극적으로 사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기보다는 손실을 메우는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영세한 운용사는 펀드가 은행에 걸려있지 않으면 자금 모으기가 어렵다"며 수익률이 좋아도 투자자들과 접할 기회가 적은 고충을 토로했다.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 펀드를 운영하는 최두남 신한BNPP자산운용 매니저도 "설정액이 작은 펀드들은 마케팅적으로 부각이 잘 안되는 데다 수익률이 올라도 환매 자금이 나오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며 "중소형주 펀드들의 성과가 대체로 좋지 않다보니 개별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도 판매처에서 투자자들에게 선뜻 권유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BNPP코리아가치성장 펀드는 시장을 주도하는 40개 내외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올해는 산업재, IT업종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반면 사모펀드를 통해서는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기관투자자나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메자닌, 헤지펀드, 공모주펀드 등 투자 위험을 분산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어서다. 유경PSG자산운용도 지난해 12월 헤지펀드를 처음 설정해 총 4개를 출시했는데 1700억원 정도가 들어왔다. 목표수익률은 일반 롱온리 전략의 펀드보다는 낮지만 선물로 헷지해 안정성을 높이며 인기를 끌었다.


강 본부장은 "연말까지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싼 중소형주를 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중국 부동산 시장 변동성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매니저도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하방이 확보되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고 있다"며 "글로벌 인프라 투자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건설, 철강, 기계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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