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클러스터 조성…中小 유화업체 경쟁력 키운다

머니투데이 세종=이동우 기자 2016.09.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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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

대규모 클러스터 조성…中小 유화업체 경쟁력 키운다


정부가 대산 산업단지를 '첨단화학 특화산업단지'로 지정해 석유화학 분야의 경쟁력을 키운다. 중소 석유화학 업체에 대한 직접화, 대형화를 통해 고부가 특화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공급과잉에 처한 TPA(테레프탈산), PVC(폴리염화비닐) 등 일부 폼목은 사업재편을 지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세계적인 저유가 상황으로 인해 이익이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 등에서는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율적으로배인앤컴퍼니(Bain&Company)를 통해 컨설팅을 추진해 왔다.

정부는 자체적으로 수렴해 온 산·학·연 전문가들의 의견에 이번 컨설팅 결과를 참조해 대책을 마련했다. 취약 분야에 대한 사업재편과 고부가 품목 개발을 위한 규모화·직접화와 함께 R&D(연구·개발) 분야를 강화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우선 정부는 영세하고 지역적으로 산재한 정밀화학 사업을 고부가 특화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규모의 대형화와 지역적 집적화를 추진한다. 대기업의 경우 업계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갖춰왔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영세하고 지역적으로 산재해 시너지를 내기 어려웠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현재 대기업이 입주해 있고, 일반산단이 조성돼 있는 대산 지역을 '첨단화학 특화산업단지'로 조성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케미컬 밸리'(Chemical Valley)를 구축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를 위해 대덕 인근에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를 만들고 대기업 연구소와 중소기업 연구소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유력 해외연구기관의 유치도 추진한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범용 석유화학 분야 외 취약점으로 지적된 고부가·고기능 소재, 첨단정밀화학을 육성하기 위한 R&D 활성화 방안도 마련됐다.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R&D 투자와 민간 R&D 지원을 통해 현재 2% 수준인 화학 R&D 비중을 2025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5%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석유화학 산업은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선진국의 듀퐁 같은 첨단화 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질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급과잉 품목에 대해서는 자발적 설비 감축이 유도된다. TPA, 폴리스티렌 등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단기간 내 설비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성고무와 PVC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증설 없이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합성고무는 SSBR, 엘라스토머로 전환을 추진하고, PVC는 특수목적용 CPVC 등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업계 스스로 감축방안을 마련하면, '원샷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과 R&D·금융·세제 등 관련 인센티브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업계 간 자발적 사업재편을 유도한다. 대규모 생산능력을 통한 고정비 감축, 소량의 부산물 등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운영효율을 위한 산업 단지 내 지상 배관망 확충도 이뤄진다. 산업 안전성 확보를 위한 내진 설계 강화, 재난대응매뉴얼 점검 강화 등도 추진된다.

도 실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유가가 낮기 때문에 현재 상태로는 괜찮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선제적 사업재편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수주절벽이 오는데 빤히 기다리기 보다는 새로운 부분으로 전환하도록 권유를 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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