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업계, 中 국경절 특명 '사드를 넘어라'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6.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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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역풍 우려 속 연중 최대 대목 맞아…기존·신규 면세점, 관록·참신함으로 돌파 계획

면세점 업계, 中 국경절 특명 '사드를 넘어라'


'국경절'(国庆节). 10월1일, 중국의 건국기념일이다. 중국인들은 이날을 전후로 총 7일간 주어진 연휴 기간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유커(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외국인 고객 매출의 86%(44억7575만달러, 약 5조원)를 차지한 면세점 업계에게는 국경절 연휴가 연중 최대 대목이다.

업계는 매년 국경절 기간 최대 실적을 올렸던 만큼 올해도 큰 기대를 갖고 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변수에 맞닥뜨리면서 여느 때보다 영업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또 올해는 신규 면세점들이 대거 가세해 업체 간 치열한 유커 쟁탈전이 예상된다.



28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면세점 이용 외국인 고객은 152만7100명으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 매출은 5억3662만 달러(약 6000억원)로 25%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은 유커가 65만 명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는데, 이들이 면세점 매출 증가에 절대적 기여를 했다.

이처럼 국경절은 한국을 '유커의 천국'으로 만드는 때이지만 올해는 사드 문제로 우려가 크다. 지난달 여름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유커가 전월대비 2% 감소하고, 면세점 이용 외국인 고객도 9% 감소해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유커 감소의 전조 현상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면세점 업체들은 올해 영업 실적을 가름하는 결정적 시기인 만큼 사드 우려를 넘어 역대 최고·최대의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유커들의 발길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에 걸쳐 서울에 5곳의 시내 면세점이 새로 문을 열면서 유커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쏟아지고 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국경절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총 1억원 규모의 골드바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제공=신라아이파크면세점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국경절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총 1억원 규모의 골드바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제공=신라아이파크면세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관록을 바탕으로 새로운 고객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다양한 국경절 여행 상품을 개발, 유커 직접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규 면세점 도전에도 유커들의 한국 관광 필수 코스라는 위상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다.

신규 면세점인 신세계면세점은 한류스타 지드래곤을 모델로 앞세우는 등 한류 콘텐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국경절에는 개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며 알리페이 결재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쇼핑 편의성도 높였다.


한화 갤러리아면세점은 중국 유명인사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 중이며 '심야 쇼핑'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두타면세점은 국경절 기간 '월광축전(月光庆典·Moonlight Festival)'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사드 이슈로 영업 환경이 복잡해졌지만 한 해 영업 성과를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각 업체가 사활을 걸고 나설 것"이라며 "일찌감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만큼 많은 유커들이 면세점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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