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출범의 시사점

머니투데이 김선영 팀장 2016.08.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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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위원

선강퉁 출범의 시사점


중국에 가보면 아무리 현대화되어 있고, 서구화되어 있는 곳에도 중국만의 스타일이 있다. 고풍스런 건물 외곽이나, 웅장한 규모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중국’을 상징하는 글자인 ‘한자’가 존재한다. 외래어를 한자로 표기하는 특성이 있어 이마트도, 까르푸도 모두 중국어로 표기되어 있고, 네온사인도 중국어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사상’도 ‘문화’도 그리고 ‘지역’도 한자 한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

중국의 자동차 번호판 제일 앞자리에도 어김없이 한자 한글자가 있다. 상하이시에서 발급된 자동차 번호판은 ‘?0000’, 북경은 ‘京0000’, 홍콩은 ‘港0000’, 심천은 ‘深0000’이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을 뜻하는 단어가 있다. 그렇다. 최근 금융시장에 자주 등장하는 후강퉁(?港通)은 특별한 뜻이 아니라, 상해와 홍콩 지역을 상징하는 단어를 붙여 놓은 것이다. 후강퉁은 상해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 선강퉁(深港通)은 심천과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뜻한다. 후강퉁에 이어 선강퉁의 출범은 본토시장이 대외적으로 완전 개방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한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후룬퉁도 언급되고 있다. 상해와 런던증시와의 교차거래다.



선전시장의 시가총액은 상해증시의 67% 수준이다. 선전증시에는 민간기업과 신생기업이 주로 상장되어 있고, 그 가운데 차스닥 시장과 중소기업 시장이 포함되어 있다. 상해증시의 섹터별 시가총액 비중을 보면, 금융주가 34%, 산업재가 21%, 정유주가 11% 순으로 되어 있는데, 선전증시는 IT가 20%, 산업재가 19%, 경기민감 소비재가 17% 순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엔터와 미디어, 바이오와 제약 기업도 다수 포진되어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1위 부동산 개발 기업인 완다 부동산, 3위 철강 업체인 안강스틸, 전기차 업체 BYD, 가전업체 메이디 그룹과 바이주(白酒) 대표기업 우량예, 중국의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화책과 화이브라더스도 있다. 즉 선강퉁 출범 이전와 이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강퉁으로 인해 투자할 수 있는 기업과 종목이 다양해진다는 것, 성장하는 산업과 부양정책이 동반되는 산업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선전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들이 앞서 언급한 산업에 집중되다보니, 지수 자체의 PER이 32배로 밸류에이션 매리트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당연히 변동성이 심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하겠다.

사실 그 동안 국내증시는 중국증시로 투자가 불가능한 외국인들에게는 보완재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선강퉁이 개장되면, 이제는 직접 그 산업과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갈수록 국내증시가 중국증시의 보완재보다는 대체제 성격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있다. 중국기업들은 성장성은 있지만 신뢰성이 다소 부족한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관련 수혜주 가운데 이제는 중국과의 완전경쟁에서도 살아남는 옥석이 가려질 시기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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