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서 개인들이 빚을 내 집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들의 레버리지(대출을 받아 자산 매입에 나서는 것) 투자 비율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중국증권망에 따르면 상하이·선전증시의 신용거래(주식 구입자금 대출 및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는 투자) 금액이 지난 25일 기준 9013억위안(151조6527억원)으로 7개월 만에 다시 9000억위안을 돌파했다.
◇증시 신용거래 9000억위안 돌파, "다시 빚 내서 주식투자"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 투자도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순매입이 계속되며 '사자' 주문이 '팔자' 주문보다 훨씬 많다. 이 기간 후강퉁 순매입 금액은 181억위안에 달한다. 지난 16일에는 올 들어 1일 최대 순유입 금액인 50억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강퉁에 이처럼 순유입이 몰린 것은 상하이종합지수가 2800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은 지난 5월16일~6월8일(순유입 금액 210억위안) 이후 처음이다.
일부에서는 신용거래 증가가 개인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한다. 중국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은 80%를 넘어 개인들이 증시 방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7월 말 신용거래 금액이 8900억위안까지 늘어났을 때도 단기 조정을 보이던 주가는 8월 초부터 뚜렷한 상승세로 반전했다. 개별 종목 중 신용거래 매수세 유입이 활발한 태평양(증권주)이나 싱파집단(화학공업주) 등은 최근 주가가 강세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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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용거래 증가만으로 섣불리 주가전망을 단정 짓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6일 3100을 돌파한 후 현재 3050~3100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주택자금 신규대출도 7월 80조원 증가, 식을 줄 모르는 열기
주택 구입자금 대출도 여전히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주택 구입자금 신규 대출은 4773억위안(80조31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주택자금 신규대출 금액이 2조3000억위안(전년대비 32% 증가)으로 주택 대출 증가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시중 은행들은 대출금리 10% 할인 혜택까지 내세우며 주택자금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양대 도시에서 올 상반기 늘어난 주택자금 신규대출 금액만 3000억위안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투자 열기가 높은 또 다른 1선 도시인 선전시도 지난해 주택대출 금액이 전년대비 2.1배에 달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자금 신규대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높은 증가율이 계속된다면 일부 대출자의 자금 상환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난징과 쑤저우, 허페이 같은 일부 2선 도시는 주택자금 추가 대출을 제한하는 등 무분별한 레버리지 투자를 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채무 비율이 2008년 20%를 넘지 않았지만 지난해 39.5%에 이어 올해 4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07년 주택자금 신규대출 비율이 전체 판매액의 50%를 넘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 내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6%대 경제성장률과 GDP 대비 50%에 달하는 저축율을 감안할 때 현 레버리지 비율은 ‘정상 범위’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