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빚 내서 집 사고, 주식 투자" 레버리지 안전할까?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8.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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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신용거래 7개월만에 9000억위안 돌파, 7월 주택대출 4773억위안…개인 채무비율 GDP의 43%

중국 경제에서 개인들이 빚을 내 집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들의 레버리지(대출을 받아 자산 매입에 나서는 것) 투자 비율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경제에서 개인들이 빚을 내 집을 사고,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들의 레버리지(대출을 받아 자산 매입에 나서는 것) 투자 비율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경제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사거나 주택을 구입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의 레버리지(대출을 받아 자산 투자에 나서는 것)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중국의 개인 레버리지 비율은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29일 중국증권망에 따르면 상하이·선전증시의 신용거래(주식 구입자금 대출 및 주식을 빌려 공매도하는 투자) 금액이 지난 25일 기준 9013억위안(151조6527억원)으로 7개월 만에 다시 9000억위안을 돌파했다.



상하이·선전증시의 신용거래는 지난 1월 올 들어 최고점인 1조1615억위안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증시 급락으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 2월2일 9001억위안으로 낮아지는가 싶더니 5월30일에는 8209억위안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1~2개월 새 신용거래 금액이 급증하며 다시 9000억위안을 넘어섰다.

◇증시 신용거래 9000억위안 돌파, "다시 빚 내서 주식투자"



특히 신용거래 중에서도 주식 구입자금 대출이 8977억위안으로 대주거래(36억위안)를 압도한다. 주식 구입자금 대출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대주거래와 달리 앞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쪽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증시 긍정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정상거래 874개 종목 중 422개 종목에서 신용거래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자동차와 바이오의약, 무역, 부동산, 비철금속 관련주 등에서 신용거래 매입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 투자도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순매입이 계속되며 '사자' 주문이 '팔자' 주문보다 훨씬 많다. 이 기간 후강퉁 순매입 금액은 181억위안에 달한다. 지난 16일에는 올 들어 1일 최대 순유입 금액인 50억위안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강퉁에 이처럼 순유입이 몰린 것은 상하이종합지수가 2800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찍은 지난 5월16일~6월8일(순유입 금액 210억위안) 이후 처음이다.

일부에서는 신용거래 증가가 개인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한다. 중국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은 80%를 넘어 개인들이 증시 방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7월 말 신용거래 금액이 8900억위안까지 늘어났을 때도 단기 조정을 보이던 주가는 8월 초부터 뚜렷한 상승세로 반전했다. 개별 종목 중 신용거래 매수세 유입이 활발한 태평양(증권주)이나 싱파집단(화학공업주) 등은 최근 주가가 강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용거래 증가만으로 섣불리 주가전망을 단정 짓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6일 3100을 돌파한 후 현재 3050~3100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주택자금 신규대출도 7월 80조원 증가, 식을 줄 모르는 열기

주택 구입자금 대출도 여전히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주택 구입자금 신규 대출은 4773억위안(80조31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주택자금 신규대출 금액이 2조3000억위안(전년대비 32% 증가)으로 주택 대출 증가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여기에 시중 은행들은 대출금리 10% 할인 혜택까지 내세우며 주택자금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양대 도시에서 올 상반기 늘어난 주택자금 신규대출 금액만 3000억위안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투자 열기가 높은 또 다른 1선 도시인 선전시도 지난해 주택대출 금액이 전년대비 2.1배에 달할 정도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자금 신규대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는데 앞으로도 이렇게 높은 증가율이 계속된다면 일부 대출자의 자금 상환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난징과 쑤저우, 허페이 같은 일부 2선 도시는 주택자금 추가 대출을 제한하는 등 무분별한 레버리지 투자를 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인채무 비율이 2008년 20%를 넘지 않았지만 지난해 39.5%에 이어 올해 43%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07년 주택자금 신규대출 비율이 전체 판매액의 50%를 넘으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 내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의 6%대 경제성장률과 GDP 대비 50%에 달하는 저축율을 감안할 때 현 레버리지 비율은 ‘정상 범위’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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