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오늘… 하루 8시간 근무 '주5일제' 국회벽 넘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6.08.29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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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주5일제 도입 13년, 노동시간 여전히 'OECD최하위권'

13년 전 오늘(2003년 8월29일) 주5일 근무제(주 40시간 근무제) 단계적 도입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직장인들. /사진 = 뉴스113년 전 오늘(2003년 8월29일) 주5일 근무제(주 40시간 근무제) 단계적 도입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직장인들. /사진 = 뉴스1


13년 전 오늘… 하루 8시간 근무 '주5일제' 국회벽 넘다
하루 8시간. 일주일에 5일, 주당 40시간'

13년 전 오늘(2003년 8월 29일) 주5일 근무제(주 40시간 근무제) 단계적 도입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주 44시간이던 법정 근로시간이 4시간 줄고, 토·일이 휴일로 지정됐다.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던 한국은 선진국을 향한 삶의 질 향상에 한 발 다가섰다.

이날 법안 통과로 이듬해 7월부터 금융·보험업과 공공부문,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을 시작으로 업종·인력 규모에 따라 20인 이하 소규모 사업장까지 2011년까지 총 6단계에 걸쳐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다. 임금수준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종전 월차중심의 휴가제도를 연차(15일)로 개편했다.



당시 한국은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국가와 비교해 근로시간이 월등히 많았다. 논의 당시 주로 거론된 2000년 OECD 연평균 근로시간은 한국이 2474시간으로 미국(1877시간) 일본(1821시간) 등을 크게 웃돌았다.

주5일 근무제보다 '토요 휴일제'라고 불리던 개선안 통과는 우리 사회 전반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급증하던 실업률 해소와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1년 휴일이 종전 2배가량인 50여일로 늘어나면서 여가 생활 확대로 인한 레저·문화 산업의 성장과 직장·조직이 우선이던 문화가 가족 중심사회로 급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본격논의가 시작된 1990년 후반부터 계속됐던 노사공방도 일단락됐다. 임금상승·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재계와 노동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노동계가 수년간 공방을 벌였었다. 일부 업체에선 이미 시행한 곳도 상당수 있었다.

앞서 본격적인 사회이슈로 떠오르기 전인 1970~80년대도 논의는 있었다. 한국라에선 1973년 종업원 120명 규모 삼아약품(현 삼아제약)이 처음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당시 삼아약품은 복지 최우수업체로 정부표창을 받기도 했다.


노동시간을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OECD가 발표한 '2016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 연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평균(1766시간)보다 340여 시간을 웃돈다. 한국은 2003년(2378시간)보다 265시간 줄었지만,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회에선 지난해 일명 '칼퇴근법'으로 불리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이를 보존하도록 의무화해 실질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목표로 하는 법안이다.

한편 미국 IT기업 아마존 등을 중심으로 '주4일제'(주30시간) 도입이 논의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아마존은 일부 근로자를 대상으로 임금은 주 5일제와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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