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롯데 정책본부장 '안갯속'…깊어지는 신동빈의 고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6.08.29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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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장례식장을 나서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6.8.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장례식장을 나서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6.8.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사망하면서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정책본부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룹 내에서 '포스트 이인원'으로 몇몇 인물이 거론되지만 현재 진행중인 검찰수사에서 자유롭지 않아 신동빈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이 조화된 이 부회장의 존재감으로 '제대로 굴러갔다'는 평가다. 43년간 롯데그룹에 몸담으며 '그룹의 맏형' 역할을 한 이 부회장은 계열사 사장단 등을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골고루 결합하면서 별다른 잡음없이 그룹을 이끌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그룹내 컨트롤타워다. 70개 가까운 롯데그룹 각 계열사간 사업 조율, M&A(인수합병)를 비롯한 굵직한 사안과 한·일 롯데의 가교 등 중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이 맡았던 정책본부장은 일본과 한국 롯데 양쪽 모두 신경써야 하는 신동빈 회장을 보좌해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방향타로 자리매김해 왔다.

한 계열사 임원은 "계열사의 이해 등 복잡한 관계가 엇갈렸을 때 이 부회장이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개성이 강한 사장들도 수긍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합리적인 권고나 결정도 이유지만 '맏형' 이미지가 각인돼 계열사 사장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떠난 마당에 그만큼 역할을 해줄 인물이 롯데그룹 내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수차례 신동빈 회장에 사직을 요청했지만, 역할을 대신할 인사가 마땅치 않아 사의가 반려됐다.

사장들 가운데 일부가 '차기 정책본부장'으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검찰 수사와 연루돼 있어 '간단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롯데그룹 등에서는 '포스트 이인원'의 낙점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정책본부장이 선임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동빈 회장이 이 부회장 빈소에서 눈물을 흘린 점도 답답한 마음과 맞물려 터져나온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의 경영까지 신경써야 하기에 이 부회장의 공백이 클 것"이라며 "새로운 정책본부장으로 이야기되는 사장급 인사들 모두가 검찰 조사에 얽매여 있어 갑갑한 심경이 어느때보다 더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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