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에 빠졌던 한일 통화 스와프…갑자기 재개 논의?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6.08.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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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부총리 "우리 정부가 제안, 일본 정부가 동의... 안전망 차원에서 제안"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2월 이후 중단된 한·일 통화 스와프는 이번 한·일 재무장관회의의 의제가 아니었다.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왔지만,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었던 이유다. 그만큼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한·일 재무장관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가며 그 일환으로 양국간 동일한 금액의 양자 통화 스와프 협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것은 "통화 스와프 재개를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통화 스와프를 언제 재개할지에 대해선 "이번 회의에서는 논의하지 않았다"며 "양국 장관이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으니 실무자간 곧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한·일 통화 스와프가 재개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구체적인 방식과 규모를 앞으로 논의하게 되는 것이다. 한·일 통화 스와프가 재개된다면 지난해 2월 이후 중단된 한·일 통화 스와프도 살아나게 된다.



한일 양국은 2001년부터 위기시 최대 700억달러를 융통하기로 하는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지만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중단 수순을 밟았다. 통화 스와프는 약정한 환율으로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거래다.

연초부터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에 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지만 그때마다 기재부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번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도 기재부는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상당하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잦아들어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급작스럽게 이뤄진 것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유 부총리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상황이다. 유 부총리는 "대외 건전성 문제는 준비돼 있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종의 안전망인 통화 스와프를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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