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음주문화, 폭탄주 대신 과일소주에 꽂혔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6.08.2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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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평균 음주량 3년전 대비 감소 맥주 5.6잔→4.9잔…건강 생각하는 음주문화로 변화 중

폭탄주 음주경험 비중 / 이미지=식품의약품안전처폭탄주 음주경험 비중 / 이미지=식품의약품안전처


음주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폭음을 부르는 '폭탄주' 섭취는 줄고 과일소주와 같은 '저도주'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사와 함께 술을 즐기거나 원하지 않는 음주를 거절하는 행태도 증가하면서 음주문화가 건강을 생각하는 풍토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2016년 상반기 주류 소비·섭취 실태' 조사 결과, 폭탄주 등 고위험음주 경향은 감소한 반면 과일즙 등이 첨가된 과일소주 선호도는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1회 평균 음주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1회 평균 음주량을 주종별로 살펴보면 맥주(200mL)로는 4.9잔, 소주(50mL) 6.1잔, 탁주(200mL) 3.0잔을 마셨다. 2013년 같은 조사에서는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이다.

다만 과일소주 등이 해당되는 리큐르의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2016년 6.0잔으로 증가했다. 술 선택에 있어 맛과 향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식약처의 분석이다.



성별로는 남자보다 여자가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적정 섭취 권고량보다 모든 주종에서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소주를 권고량(5.9잔)보다 1.4잔 더 많이 마셨지만 맥주와 탁주의 경우 권고량(5.6잔, 4.2잔) 보다 각각 0.1잔, 0.8잔 덜 마셨다. 반면 여자는 맥주, 소주, 탁주 기준 모두 권고량(2.8잔, 2.9잔, 2.1잔)보다 각각 1.4잔, 1.6잔, 0.4잔 더 많이 섭취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음주 경험자 중 하루에 17도 소주 기준으로 남자는 8.8잔 이상, 여자는 5.9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음주를 경험한 자의 비율도 크게 감소했다. 고위험 음주경험 비율은 2012년 66.2%에서 2013년 82.5%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올 상반기 58.3%까지 떨어진 것이다.

폭탄주 경험 비중도 2013년 55.8%에서 45.7%로 10%p 감소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다만 20대의 고위험음주와 폭탄주 경험 비율이 각각 65.2%, 50.1%로 다른 연령대보다 여전히 높았다. 에너지음료와 술을 함께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도 2013년 11.4%에서 2016년 12.0%로 소폭 증가해 지속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식약처는 지적했다.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에서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는 2013년 20.2%에서 2016년 41.0%로 증가했다. '저도수 주류를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53.7%에서 57.0%로 늘었고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는 응답자는 55.3%에서 55.7%로 소폭 증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가급적 WHO가 제시하는 적정 섭취 권고량 기준으로 적정 음주하도록 하고, 알코올 함량이 낮은 주류라 하더라도 많이 마시는 경우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건강을 생각하여 적정한 음주를 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8~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주류 소비·섭취 형태를 설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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