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 /사진=뉴스1
3회 11점차에서 김태균이 도루를 했다. 이는 불문율을 깨트린 것일까. 한화는 결국 4점 차까지 추격을 당했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오후 6시 30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12-8로 승리했다.
이날 한화가 11-0으로 앞서고 있던 3회말. 한화가 2사 3루 기회를 잡은 가운데, 김태균이 SK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다음 타자는 김경언. 초구는 헛스윙. 박종훈의 2구째를 뿌리는 순간. 김태균이 2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전력 질주는 아니었다.
여기서 살펴볼 것은 시점, 그리고 점수 차다. 우선 '3회'. 승부는 아직 초반이었다. 4회부터 9회까지 SK는 아직 6차례의 공격 기회를 더 갖고 있었다. 11점이라는 점수 차가 크다고 보면 클 수 있으나, 아직 경기 초반인 3회였던 것이다.
더욱이 최근 몇 년 간은 '타고투저'가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9회 5점 차 경기가 동점(6/10 kt-롯데전)이 되는가 하면, 4회 8점 차로 앞서고 있던 두산이 끝내 넥센에 따라잡힌 뒤 연장 10회 끝내기 패배를 당한 바 있다. 2013년 5월 9일에는 SK가 두산을 상대로 3회까지 1-11로 뒤지고 있다가, 맹추격 끝에 9회 12-11로 경기를 뒤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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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날 경기로 돌아와 2회말. 한화는 정근우가 그랜드슬램, 로사리오가 3점 홈런, 김태균이 2점 홈런을 터트리며 무려 9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SK 역시 한 이닝에 9점을 뽑을 수 있는 막강한 화력을 갖고 있다.
또 한화 선발 이태양은 이 경기 전까지 12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5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불펜진이 체력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여름. SK로서는 비록 3회 11점 차로 지고 있다고 해도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김태균은 한 점이라도 더 뽑기 위해 도루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우람은 최정민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았고, 이 사이 2루주자 이명기가 홈을 밟았다. 이어 최정용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한숨 돌렸으나, 정의윤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순식간에 점수는 6점 차로 좁혀졌고, 여기서 투수는 송창식으로 교체됐다. 정우람은 ⅓이닝 3실점만 기록한 채 쓸쓸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한화는 추격을 당한 끝에 4점 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것도 이태양에 이어 정대훈-정우람(⅓이닝)-송창식(⅓이닝)-권혁(2이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총동원한 끝에 승리를 챙겼다. 그렇다면 김태균이 3회 한 점을 더 달아나기 위해 시도한 도루는 과연 불문율을 어긴 것으로 봐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