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장 선정 장기화하나…원점서 재검토 '솔솔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6.07.2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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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주총까지 연기될 수도"

대우건설 신문로 본사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DB대우건설 신문로 본사 모습. / 사진=머니투데이DB


'정치권 외압' 의혹에 빠진 대우건설 (3,790원 ▼15 -0.39%)의 차기 사장 인선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2명의 최종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을 뽑을지, 아예 처음부터 다시 사장 공모를 진행할지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게 되면 신임 사장 선정이 내년 3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7일 "아직까지 사장 인선을 위한 사추위 회의와 이사회 일정 등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빠른 결론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지난 20일 2명의 후보 가운데 최종 사장 후보 선정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지만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과 사외이사들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선임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이에 앞서 사장 후보를 5명에서 2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외부 인사인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상임고문이 포함되자 '낙하산 인사', '정치권 외압' 등 논란이 시작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반발 여론에 부담을 느낀 산은과 사추위원들이 선임 절차를 미루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또다른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낙하산 경영진'의 방만 경영으로 부실화했다는 비판이 잇따른 것도 한몫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추위가 2명의 후보들 중에서 최종 사장을 뽑을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공모를 진행할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사장 인선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경우 내년 주총 직전까지 이사회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 주총은 매년 3월말 한 차례 열린다.

사장 인선이 늦춰지면서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4일 임기가 끝난 박영식 사장이 직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당초 임경택 수석부사장에게 사장 권한대행을 맡기려 했지만 대행이 장기화할 경우 그동안 진행해왔던 영업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대우건설 임원들의 건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박 사장이 차기 사장 선임 전까지 직무를 유지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올 상반기부터 해외 부실사업장이 거의 정리돼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안팎의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차기 사장 선출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우건설의 또 다른 관계자는 "차기 사장 인선을 놓고 너무 많은 말들이 나와 회사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면서 "조속히 결론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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