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상상력을 팔아 성공한 레고(Lego) 이야기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6.07.3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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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레고, 상상력을 팔다…100년 혁신이 가능했던 비결

다시 상상력을 팔아 성공한 레고(Lego) 이야기


1916년 작은 공방에서 시작한 '레고'(Lego)는 1922년 세계 조립식 장난감 시장의 80%를 장악하며 폭풍성장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위기를 맞았다. 비디오·PC 게임에 밀렸기 때문. 한때는 바비인형 제조사인 마텔에 인수된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레고는 201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1위에 선정됐다. 과연 어떻게 위기를 돌파한 걸까? 건국대 겸임교수 출신 마케팅 전문가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는 '본질의 회복'이 주효한 전략이었다고 분석했다. 저서 '레고 상상력을 팔다'에서 이를 소개했다.



위기 초반 레고는 혁신 강박증에 걸린 듯 오직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특히 딱 정해진 모양만 완성할 수 있는 특수블록 생산을 늘렸는데 이는 오히려 독이 됐다. 원래 레고의 재미는 맘껏 상상력을 펼쳐 원하는 모양은 무엇이든 조립할 수 있는 데 있다. 하지만 특수블록은 그 상상력을 원천 차단했고 결국 레고 본연의 매력을 없애 버렸다. 아동복, 출판, 영화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도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 결국 2003년 1억7000달러(약 19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고 만다.

2004년 레고는 큰 결단을 내렸다. 창업자 가문 대대로 CEO를 맡아온 관례를 깨고 전문 경영인을 고용한 것. 그렇게 32세의 예르켄 비 크누스토르프가 중책을 맡게 됐다. 그는 레고의 잘못된 혁신을 검토한 뒤 레고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시 기본으로'(Back to the Basic)가 레고의 핵심 전략이 됐다.우선 비 핵심사업을 정리, 핵심사업인 브릭에 집중했다. 브릭도 고전적인 레고 제품들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자 브릭을 조립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던 레고의 매력이 되살아 났다.

본질이 확립되자 예르켄은 비로소 신제품을 개발에 나섰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아이언맨 등 이미 유명한 캐릭터를 라이선스 방식을 통해 레고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을 구사해 큰 성공을 거뒀다. 자체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스토리를 담고자 했고 그 결과 2012년 레고가 올린 매출의 60%가 신제품에서 나올 수 있었다.

저자는 레고의 재기가 가능했던 것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전략 덕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보다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는 게 역설적으론 혁신의 도약이 된다는 말이다.


◇레고, 상상력을 팔다=김민주 지음.미래의창 펴냄.264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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