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운명의 한주…채권단 "신규지원 없다" 재확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6.07.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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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한진해운 용선료 인하 목표 8000억 중 절반가량 달성했으나, '1조' 부족자금 해결방안 없으면 무의미

한진해운 운명의 한주…채권단 "신규지원 없다" 재확인


한진해운 (12원 ▼26 -68.4%) 채권단이 한진해운 측에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한진그룹 측이 이번주 중 한진해운 지원방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채권단 측에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및 선박금융 만기 연장 협상 진행 경과 등을 토대로 한진해운 지원방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채권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목표했던 용선료 인하액 8000억 중 지금까지 약 4000억~5000억원을 인하하기로 용선주 측과 합의했으며, 선박금융 협상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를 낸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달됐다.



아울러 한진해운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지난달 한진그룹 측은 한진해운에 내년까지 필요한 부족자금 1조원~1조2000억원 중 대한항공이 4000억원을 지원할테니 나머지를 채권단이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신규자금 지원 불가' 원칙에 따라 거절당했다. 이후 한진그룹은 채권단 측에 추가적인 지원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진그룹 측은 4000억원의 유상증자안을 전달할 당시 경영권을 유지하는 조건까지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과의 형평성을 볼 때 경영권 확보을 요구하는 것이나 신규자금 지원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족자금 해결방안 역시 아직 안갯속이다. 현대상선 선례에 비춰보면 출자전환 등 실무적인 절차를 밟기 위해 한진해운의 1조원 부족자금 해결방안 마련이 이번주까진 선행돼야 한다. 협약채권단·사채권자·용선주들 등의 채권단이 지원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려면 한진해운이 채권단 지원 후 살아날 수 있다는 데 대한 확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부족자금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방안이 미리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실사결과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1조원(용선료 인하가 30% 이뤄질 경우)에서 최대 1조2000억원(용선료 인하가 21% 이뤄질 경우)의 부족자금이 발생한다.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했으나, 한진해운은 매각할 자산이 넉넉치 않아 결국 한진그룹의 지원 외에 답이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그룹에서도 유동성을 지원받기 녹록 찮은 한진해운 측은 부족자금을 줄이기 위해 우선 선박금융 만기 연장 협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매년 약 3000억원의 선박금융 만기가 돌아오는데, 한진해운은 향후 3년6개월 간 돌아오는 선박금융 상환을 미루려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선박금융 만기 연장으로 줄일 수 있는 부족자금 규모를 최대 약 5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이렇게 되면 부족자금이 1조2000억원에서 약 7000억 선으로 줄어들고 한진그룹이 당초 지원할 수 있다고 제시한 4000억와의 격차도 줄어든다. 선박금융은 한진해운 총 부채의 45%(2조5000억원)로 이 중 약 1조5000억원이 해외 금융사 대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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