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등속조인트 누적생산 1억개..고품질로 미래시장 공략

머니투데이 창원(경남)=박상빈 기자 2016.07.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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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의 힘, 메이드 바이 코리아 ⑤-1]국내 '등속조인트' 1위 기업, 현대위아

현대위아 직원이 지난 20일 창원3공장 등속조인트 공장에서 생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위아현대위아 직원이 지난 20일 창원3공장 등속조인트 공장에서 생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위아


'그르릉' 엔진 소리에 맞춰 지면을 박차고 나아가는 자동차 바퀴. 엔진이 내뿜은 동력은 변속기를 거쳐 바퀴를 향해 나아간다.

때론 직진이, 때론 급격한 코너링이 필요해 바퀴가 향하는 방향은 달라지지만 변속기를 거쳐 넘어온 동력은 일정하게 바퀴를 굴려간다.

엔진의 일정한 회전 동력이 바퀴축의 방향과 상관없이 균등하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은 회전각의 차이를 흡수하면서 동력을 일정하게 바퀴로 보내는 '등속조인트'(Constant Velocity Joint) 때문이다.



엔진의 동력을 변속기로부터 바퀴까지 전달하는 다리이자 관절이라고 할 수 있는 등속조인트는 자갈길 등 바퀴 축에 진동을 일으키는 외부 충격도 흡수하며 바퀴를 굴린다. 등속조인트는 바퀴를 구르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부품이면서도, 차량의 진동과 정숙성에 중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20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소재 현대위아 (57,200원 ▼900 -1.55%) 창원3공장에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등속조인트'가 만들어지는 생산기지가 있다. 면적 2만1487㎡ 규모로 건립된 등속조인트 공장은 1988년부터 국내 등속조인트 생산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기아차 후륜세단 K9에 탑재된 '등속조인트'(빨간색 테두리)의 모습./사진 제공=현대위아기아차 후륜세단 K9에 탑재된 '등속조인트'(빨간색 테두리)의 모습./사진 제공=현대위아
◇현대위아 창원3공장, '등속조인트' 생산 컨트롤타워

현대위아 창원3공장은 한국, 중국, 인도, 멕시코법인에서 등속조인트를 제작하는 현대위아의 컨트롤타워다. 1988년 자동차 부품 국산화에 맞춰 생산을 시작한 이래 고품질의 역사를 3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전륜, 후륜구동 등 2륜구동 차량의 경우 2개씩 장착되는 등속조인트가 최대 연간 800만개 생산된다. 차량 대수로 따지면 400만대에 탑재되는 양이다.


현장직 420여명과 관리직 30여명이 근무하는 공장에서는 가공 85개 라인, 조립 19개 라인 공정이 등속조인트 생산에 바빴다. 공장 곳곳에서는 품질을 강조하는 직원들의 구호가 적혀 있다.

가공라인은 부품 원형을 필요에 맞게 변형하는 공정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조립라인에서는 각 부품이 자동차에 탑재될 등속조인트 완성품으로 거듭났다.

가공라인은 △고주파 열처리 및 침탄 열처리 △연삭가공 △분체도장 등으로 구성됐다. 쇠로 만들어진 부품의 내구성을 강화하고 필요해 따라 모양을 깎는 이 공정은 대부분이 자동화 시설에 업무가 맡겨졌다.

열처리 과정은 가열과 냉각을 거쳐 부품의 내구성이 강화되는 공정이다. 부품이 향후 수십만km를 달려야 할 자동차 내에서 수많은 진동을 버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삭가공은 고속회전하는 숫돌로 부품 원형을 원하는 등속조인트 모양으로 깎는 공정이다. 차량이 어떠한 품질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경제형 △일반형 △프리미엄형 등으로 등속조인트가 각각의 모양으로 생산된다. 경제형에서 프리미엄형으로 갈수록 등속조인트는 외부 충격을 더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분체도장은 각 부품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페인트가 칠해지는 공정이다. 각 가공라인을 거친 부품들은 파레트(화물 운반대)에 실려 조립공정으로 넘어간다.

각 파레트에 붙는 '로트넘버'에는 이 부품들이 만들어질 때 어떤 열처리를 겪었는지, 어떤 연삭 방법으로 제작됐는지 등 정보가 구체적으로 기입된다. 추후 불량이 발생할 경우 문제를 확인하고 고칠 뿐 아니라 피해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19개 조립라인에서는 자동화 기계와 근무자들이 조화를 이루며 등속조인트를 완성했다. 이곳에서는 제품 균열 등을 잡아내는 비전(투시)카메라가 거듭 빛을 내뿜고 있었다. 비전 카메라와 연결된 한 화면에는 NG(No Good, 불량) 없이 OK 품질 문구만이 쉴 틈 없이 떴다.

현대위아 등속조인트를 이루는 부품./사진제공=현대위아현대위아 등속조인트를 이루는 부품./사진제공=현대위아
◇부품 국산화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2020년 연간 700만대 생산체제 구축'

현대위아가 창원3공장에서 등속조인트 생산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이다. 1976년 현대위아가 창립된 뒤 12년이 지났을 때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 완성차 대부분에는 해외 업체가 만든 등속조인트가 적용됐었다.

현대위아가 등속조인트 제작에 나선 것은 기아차가 일본 마쯔다와 함께 프라이드를 공동 개발하던 중 자동차 부품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글로벌 등속조인트 제작업체인 NSK로부터 기술을 도입하며 등속조인트생산을 시작했다.

프라이드 등속조인트가 생산된 지 3년이 지난 1991년 당시 창원3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차량 20만대에 탑재될 40만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30년 가까이가 흐른 지금 현대위아의 연간 등속조인트 최대 생산량은 2륜구동 차량 620만대 규모에 육박한다.

창원3공장에서만 연간 최대 400만대 규모가 생산되고, 중국과 인도, 멕시코 등에서 연간 최대 220만대가 만들어진다. 해외 공장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기지의 자동차 생산을 지원사격한다.

현대위아가 지난 3월 국내 부품업계로는 최초로 달성한 등속조인트 누적생산량 1억개는 일렬로 세울 경우 지구를 2바퀴 돌릴 수 있는 양이다.

프라이드에서 시작된 현대위아 등속조인트의 역사는 현재는 현대차그룹의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EQ900'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또는 해외 다른 완성차업체로의 공급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GM의 스파크와 르노삼성 QM5에 탑재됐고, 해외에서는 GM의 쉐보레 코발트, 캡티바, 크루즈 등에 적용되고 있다.

현대위아는 과거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력을 도입해 생산했으나, 현재는 국내 1위이자 세계 점유율 8% 기업으로 성장했다. △영국 GKN(40%) △일본 NTN(18%) △미국 NEXTEER(10%)에 이어 세계 4위 업체다.

현대위아는 누적생산 1억개 돌파라는 이정표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연간 70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글로벌 2~3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위아 직원이 지난 20일 창원3공장 등속조인트 공장에서 생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위아현대위아 직원이 지난 20일 창원3공장 등속조인트 공장에서 생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위아
◇글로벌서 인정받은 '고품질'..고급차·친환경차 특화 '등속조인트' 개발 박차

이 공장 입구에는 현대차그룹과 GM 등이 현대위아 품질을 인정해 준 각종 공로 상패가 전시돼 있다. GM은 지난해 현대위아로부터 납품받은 등속조인트가 '불량 제로(0)'를 기록했다며 공로패를 증정했다.

현대위아는 전사적 품질 관리 지원인 'GQMS'와 각 공정별 작업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 감시하는 'HIPIS'를 기반으로 등속조인트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박창원 현대위아 등속생산부장은 "협력사도 함께 품질 추이를 평가하고, 관련된 품질 정보를 현대차그룹의 품질 현황실에서 통합·관리하며 고품질을 유지한다"며 "가격경쟁이 치열한 글로벌시장에서 품질을 바탕으로 수주 경쟁의 승리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BMW와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는 현대위아의 이러한 품질을 점검하고 계약을 검토하기 위해 수차례 창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출범한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아이오닉' 등을 중심으로 차량 고급화와 친환경차 수요 등에 대응하며 미래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차량이 더 고급화될수록, 친환경차가 더 도입될수록 소음과 진동을 줄이기 위한 부품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등속조인트는 상당 부분 중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위아가 제네시스 EQ900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등속조인트'는 3년7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쳤다. 기존 에쿠스에 등속조인트를 제공해오던 GKN으로부터 품질 우위를 거두며 공급을 하고 있다. 일반 차량대비 틈새를 80% 줄이고, 4륜구동에 특화된 기술은 향후 제작되는 등속조인트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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