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홍기택 사태·서별관회의 문건' 놓고 '신경전'

머니투데이 구경민 박경담 기자 2016.07.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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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야 "유일호 장관 답변 불성실·신뢰할 수 없어 사과해야"-여 "예정대로 결산회의 진행해야"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6.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6.7.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은 11일 소관부처 및 기관들에 대한 결산을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1시간 넘게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돌연 잠적 사태와 서별관회의 문건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AIIB은 최근 6개월짜리 휴직계를 내고 잠적한 홍기택 리스크 담당 부총재(CRO) 보직을 국장급으로 강등하고, 새 부총재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가 AIIB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4조원의 분담을 내고 부총재자리를 확보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의사발언권을 요청한 뒤 "지난달 29일 기재부 업무보고 때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홍 부총재의 휴직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와 전혀 상의한 바가 없고 개인의 의사였다고 했다. 수차례 확인에도 정부와 상관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부총재 자리가 대한민국 몫으로 확보 안되고 우리나라가 4조원대 분담금을 내고도 부총재직을 잃게 됐다"면서 "외교적 참사를 할 수 있는 것이냐. 장관의 사과를 받고 공적인식 해명을 받아야 한다. 뻔한 거짓말을 하는 장관 모습을 용납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기재위 더민주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지난번 기재부 업무보고 때 서별관회의에 대한 밀실행정, 관치금융 부활 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회의 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아직 이행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익표 의원이 회의 자료를 공개했는데도 (정부가)분명하게 언급하지 않고 이 자료가 제출안하면 막대한 자금이 대우조선해양에 들어갔고 앞으로도 들어가야되는데 사실상 결산의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정상적 회의 진행을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당 김종민 의원도 "결산 중심으로 회의를 해달라고 말했는데 유 장관의 답변이 지난번 전체회의 때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불성실하다. 부총리 답변이 불확실하면 불신으로 앞으로 논의를 하기 힘들다"며 "이러한 자세를 해명하든지 사과를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유 부총리는 "부총재 자리가 홍기택이란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서별관 회의 문건에 대해서는 분명히 저희 기재부가 간직하고 있지 않다. 저희가 작성하지 않았고 회의 당시 해당부처가 회수한것으로 안다. 원론적으로 그 자료는 WTO 제소 문제 등이 포함된 비밀회의이기 때문에 그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달라. 기재부가 가지고 있지 않은게 사실이고 그때 회수해갔다"고 답했다.

야당의 공격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취지대로 결산회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여당 간사인 이현재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요청하신 자료는 성실하게 제출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며 "예정대로 회의를 진행하자"면서 위원장에게 당초대로 진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같은당 엄용수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서 정말 국회가 회의를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서 "회의에서 톱픽을 정해놓고 여야 간사들이 의논해 톱픽을 정하면 될 것 아니냐. 한시간이 지났다. 위원장도 예정대로 회의를 정해진대로 해주셔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경태 기재위원장은 "지난번 전체회의에서 유 부총리가 한국에서 한자리를 맡아야 한다고 몇차례 얘기했다"며 "당시 유 부총리가 "우리 지분이 많으므로 대한민국 사람몫의 부총재 희망을 청와대에 얘기 한적이 있습니다"라고 속기록에 적시돼 있다. 야당 의원들은 속기록을 한번 더 확인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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