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된 분위기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청춘의 호기(豪氣)는 언제나 그립고 부럽다. 1980년 대학에 진학한 야구 신입생들의 요절복통 ‘작업’ 분투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간절한 부대낌이 그리운 이들을 위한 최고의 처방전이다.
개강 3일 15시간 전까지 미친 듯이 즐길 거리를 찾는 이들은 동성 사이에선 험악한 장난을, 이성 사이에선 시답지 않은 작업 멘트를 연일 난사한다. 모두 수다쟁이지만, 조용한 킹카 제이크는 지적인 공연예술 마니아 베벌리에게 꽃 한 송이 건네줄 아는 로맨틱 가이다.
대마초를 나눠 필 땐 나이를 속이고 야구부에 몰래 들어와 적응한 ‘형님’한테 특별한 인생 조언도 듣는다. “인생이라는 건 말이야, 어떤 틀 안에서 의외성을 찾는 과정이야. 한계를 설정하는 건 바로 나 자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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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오브 록’에서 자유로운 삶의 태도를 긍정과 웃음의 코드로 버무린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이번 ‘19금 코미디’에서도 그 기풍을 잃지 않는다. 청춘을 대변하는 선곡도 일품이다.
첫 장면부터 경쾌한 드럼 비트로 시작하는 ‘마이 새로나’(My Sharona)부터 귀를 살살 간질이더니, 사내 5명이 베이스 라인이 멋있는 ‘래퍼스 딜라이트’(Rapper’s Delight)를 개사해 ‘떼창’으로 합창하는 장면에선 전율과 쾌감을 200% 끌어올린다.
눈에 확 띄는 스타 배우가 없어도 영화를 몰입하게 하는 힘은 ‘서로’를 향한 공감과 애정이다. 그것이 설사 ‘여자’를 향한 끊임없는 작업에 머물러 있다 해도 말이다.
록스타 반 헤일런의 동명 곡을 영화 제목으로 썼는데, ‘간절히 원하면 얻는다’는 진리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1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