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인수전 뛰어든 CJ, 속내는?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6.06.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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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계 부닥친 CJ 돌파구 모색… 유통공룡 '햄버거' 경쟁 치열 전망도

맥도날드 인수전 뛰어든 CJ, 속내는?


CJ그룹이 한국 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외식사업이 출점 규제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맥도날드 인수로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의도다.

CJ그룹은 29일 맥도날드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진행한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CJ푸드빌이 인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CJ그룹 관계자는 "CJ가 관심이 많은 외식분야인 데다 매각가격도 적정하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참여하게 됐다"며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과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CJ푸드빌을 통해 뚜레쥬르, 빕스, 투썸플레이스, 계절밥상 등 외식사업을 하고 있지만 출점규제에 막혀 매장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규정상 대기업이 운영하는 음식점은 수도권 및 광역시에서 역세권 반경 100m이내, 그외 지역에서는 역세권 반경 200m 이내에만 입점할 수 있다. 이밖에는 연면적 1만㎡ 이상의 복합다중시설에만 들어설 수 있다.



맥도날드 로고맥도날드 로고
그러나 맥도날드를 인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맥도날드 한국 점포 400여 곳이 대부분 역세권에 입점한데다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어 출점 한계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맥도날드가 햄버거 외에 아침 메뉴, 맥카페 등을 선보이며 다변화를 꾀하는 것도 CJ와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엔터테인먼트 부문과도 협업이 가능하다. 맥도날드의 어린이 메뉴 '해피밀' 세트는 유명 캐릭터 피규어가 포함돼 아이는 물론, 키덜트족에게도 인기다. CJ가 맥도날드를 인수할 경우 CJ E&M이 국내 배급을 맡았던 쿵푸팬더, 슈렉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과 접목시켜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다. 맥도날드 점포를 거점 삼아 전국적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CJ그룹은 그동안 총수 부재로 각종 인수합병(M&A)에 실패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CJ가 승기를 쥘 경우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정체된 외식산업도 새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CJ는 한국만이 아닌, 중국 맥도날드 인수 역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매각 대상으로 차익실현이 목적인 사모펀드보다는 브랜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외식사업자를 선호하고, 한·중 맥도날드를 묶어파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CJ가 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들자 식품업계 맞수들도 긴장한 표정이다. 맥도날드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 1위인 롯데리아와는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매장수 1292개로 업계 1위다. 롯데그룹 후광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만큼 CJ의 시장 참여가 달갑지 않다. 수제햄버거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신세계 자니로켓과 SPC그룹 '쉑쉑버거'까지 경쟁 대상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맥도날드 매장 수가 아직 롯데리아의 3분의 1이라 CJ가 뛰어들어도 판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맥도날드 미국 본사의 규제가 엄격해 CJ의 신메뉴 개발이나 판촉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CJ가 식품, 미디어, 물류 등 경쟁이 치열한 사업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CJ의 햄버거 사업 진출로 업계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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