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부터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게임사 인수 및 지분투자에 적극 나서왔던 텐센트는 최근 핀란드 게임 개발사 슈퍼셀까지 인수하며 글로벌 게임업계의 ‘빅브라더’로 주목을 받았다. 슈퍼셀 지분 84.3%를 86억 달러(약 9조9200억원)에 사들인 것.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텐센트는 슈퍼셀 인수로 전 세계 게임 매출에서 13%(111억달러)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가뜩이나 텐센트가 중국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일방적인 퍼블리싱(게임배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던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자사의 결정에 개발사들이 무조건 맞추길 원한다”며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과도한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중도 하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텐센트의 영향력 확대로 이런 불합리한 행태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이 관계자는 “텐센트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사 게임들 중심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펼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중국 진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다. 텐센트는 PC 메신저 ‘QQ’, 모바일 메신저 ‘위챗’,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 등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 한국 게임을 장기간 성공적으로 서비스한 노하우도 갖고 있다.
다른 게임사들과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협상 경쟁력을 키우는 게 국내 게임사들의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꼽힌다. 실제로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넷이즈, 아워팜 등 중국 대형 게임사들과 IP 제휴 및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텐센트와 퍼블리싱 계약에 지나치게 치중했던 데에서 변화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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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게임사의 한 임원은 “다양한 게임사들과의 협업을 모색하면서 스스로 선택지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텐센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절대 을’로 전락할 위험성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