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株 상장 러시에 웃음짓는 종목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6.06.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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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제휴 등으로 지분투자한 제약·바이오株 쏠쏠한 차익 잇따라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제휴 차원에서 바이오벤처 등에 투자한 제약, 바이오주들이 쏠쏠한 투자 수익을 거두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제약, 바이오주들의 성장주로 각광받으며 상장하는 종목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투자 수익을 통해 R&D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만 대량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오버행 부담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도 나타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루트로닉 (36,700원 ▼50 -0.14%)은 최근 강스템바이오텍 (2,555원 ▼80 -3.04%) 주식 26만1000주(1.86%)를 장내 매도했다.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가 보유하던 강스템바이오텍 주식 2만주(0.14%)도 함께 처분했다. 이에 따라 루트로닉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강스템바이오텍 지분율은 12.26%에서 10.10%로 낮아졌다.

루트로닉은 지난 2011년 연구개발 등의 협력과 투자 등의 목적으로 강스템바이오텍에 약 2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해 강스템바이오텍 상장을 앞두고 프리IPO를 통해 30만주를 24억원에 처분해 투자원금을 회수했고 이번 매각으로 54억여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남은 지분에 대한 평가손익도 255억원에 달해 단순 투자수익률은 1565%에 달한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투자자금 회수차 강스템바이오텍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게 됐다"며 "아직 10% 가량의 지분이 남아있어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시일 내 남은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이 제약, 바이오 기업간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전략적 지분 투자가 대규모 수익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9일과 10일 크리스탈지노믹스 주식 192만3999주(7.85%)를 약 424억원에 전량 처분했다. 앞서 한미약품 등은 지난 2008~2009년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신약 개발 공동연구 등을 위해 201억원을 투자해 크리스탈지노믹스의 2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1년 25억6000만원을 투자해 바이오리더스 지분 5.1%를 취득했다. 이후 자궁경부상피이형증 치료제 공동 개발 계약 등을 맺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음 달 바이오리더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상장 이후 주가 추이에 따라 큰 차익이 예상된다. 현재 공모가 밴드(1만1000원~1만5000원) 기준으로 평가 금액은 62억~84억원 수준이다. 녹십자는 또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파멥신 지분도 5.8%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바이오니아(8.6%), 한올바이오파마(2%), 코스온, 제넥신 등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양행도 바이오 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거두는 대표적인 제약사로 꼽힌다.

자금 능력이 있는 대형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역량이 있는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R&D 효과와 투자 수익을 동시에 거두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바이오기업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투자 자금을 회수해 R&D 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루트로닉의 경우에도 강스템바이오텍 지분을 처분한 자금을 R&D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탈 지분을 처분한 한미사이언스는 제이브이엠을 인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약품의 크리스탈 지분 매도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편인 크리스탈 경영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크리스탈 주가 역시 지난 15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했다가 22일 17.8% 급락하는 등 널뛰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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