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불확실성'에 세계 투자자들 증시 '엑소더스'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6.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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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국채·금값·엔화로 몰려… 국채수익률 "美 3년 최저, 獨‧英‧日 역대 최저"

커진 '불확실성'에 세계 투자자들 증시 '엑소더스'


세계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 일본의 추가 경기 부양책, 브렉시트…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대신 금과 국채,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 국채 ‘사자’ 수요에 국채 수익률 급락… 美 ‘3년 최저’ 獨‧英‧日 ‘역대 최저’
불안한 투자자들이 몰려간 곳은 국채 시장이었다. 이에 따라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연일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0일(현지시간)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22%로 사상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지난 7일부터 연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나흘 만에 무려 136% 급락한 셈이다.

이날 영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1.234%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앞서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마이너스(-) 0.155%를 기록, 역대 최저치였다.



미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3.9bp(1bp=0.01%) 하락한 1.639%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5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6.9bp 떨어졌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3.3bp 내린 2.4447%로 마감했다. 2015년 2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주간 기준으로는 7.1bp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간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4bp 하락한 0.739%로 약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에만 4.5bp 떨어졌다.


◇ 국채 수익률 격차 ‘9년반 최저’… 경기침체 우려 반영
이에 따라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수익률 차이는 90bp까지 좁혀졌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약 9년 반만에 최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을 때 수익률 격차는 줄어든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을 사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 때도 이 격차는 줄어든다.

하지만 연방기금선물 거래에 반영된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2%에 그쳤고 7월 인상 가능성도 21%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BMO 캐피탈 마켓의 아론 코리 전략분석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다시 높아졌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 국채 수익률 역시 충분히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 대표 안전자산 ‘금‧엔화‧프랑’도 강세
또 다른 대표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 스위스 프랑도 강세 대열에 동참했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 10일 온스당 3.2달러(0.3%) 오른 1275.90달러를 기록했다. 1242.9달러로 시작했던 금값은 이번 주에만 온스당 33달러(2.7%) 상승했다.

세큐러 인베스터의 니코 팬텔리스 리서치 부문장은 "금값이 1260달러를 웃돌면서 이르면 다음 주에 1300달러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이번 주에만 온스당 85.5센트(5.9%) 급등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엔/유로 환율은 약 8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스위스 프랑/유로 환율은 0.45% 하락하며 약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주간 기준으로 0.2% 하락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0.5%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엔화가 더 올랐다는 의미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브렉시트 우려에 급락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한 때 1.4180달러까지 추락하며 8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1.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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