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DB
침대가 집에 들어온 첫날 밤, A씨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뒤척일 때마다 딱딱한 돌바닥이 몸에 배겨 좀처럼 잠을 잘 수 없었다. 좋다는 말만 들었지 자신의 몸은 푹신한 침대를 선호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다음날 아침 잠을 설친 A씨는 '뭐하러 이런 비싼 침대를 샀느냐'는 부인의 잔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수면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수면산업의 급격한 성장세로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트리스 가격만 3000만원이 넘는 유명 브랜드 침대. /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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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면관련 상품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하며 수천만원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수면 프리미엄' 침대까지 등장했다. 스마트 기기가 일반화됨에 따라 수면 중 몸상태를 측정해주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인 '수면 밴드'와 수면 음악을 틀어주는 베개와 같은 아이디어 상품도 출시됐다.
수면관련 상품이 인기를 끌고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수면 중 눈 주위를 안마하는 스마트 수면 안대와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스마트 밴드까지 시중에 출시됐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안구 마사지 기능이 있는 스마트 수면 안대를 구입한 C씨는 "소음이 생각보다 크다"며 "마사지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수면 안대'라고 광고한 것과 달리 착용을 한 상태에서는 잠을 자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수면 프리미엄이 붙은 제품을 사용한다고해서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충고한다. 수면장애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이지현 드림수면클리닉 원장은 "수면 패턴은 사람의 개성만큼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수면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잠에 좋다는 광고에 속아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홍욱희 세민수면건강센터 박사는 "어떤 사람은 딱딱한 침대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음악을 들으면 더 쉽게 수면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완전한 정적 속에서만 잘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굳이 수면 관련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면 메이커나 가격이 아니라 제품이 자신의 신체에 맞는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