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1호 법안…코드명 '2000001' 주인공은 누구

머니투데이 김성휘,정영일 기자 2016.05.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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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상보)박정·배덕광 제출순 1·2등 '예약'-황영철 공약이행·이찬열 이슈선점 세일즈

 20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국회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당선인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들의 보좌관들이 각각 '1호 법안'과 '2호 법안'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5.29/뉴스1 20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국회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당선인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들의 보좌관들이 각각 '1호 법안'과 '2호 법안'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5.29/뉴스1


20대 국회 임기개시를 맞아 각 정당뿐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1호 법안 제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회는 4년 임기마다 지난 대수에 처리하지 못한 법안은 폐기(임기만료폐기)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새 법안을 제출해야 하는 구조다. 각 의원들은 자신이나 소속 당의 정체성, 공약 실현 등 상징성을 염두에 두고 개원과 동시에 앞다퉈 법안을 제출한다. 개인별 '넘버원'(No.1)이 아니라 국회 전체의 제1호 법안으로 기록되기 위해 보좌진이 밤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도 반복된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향토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개원일인 30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4.13 총선에서 지역에 터를 잡은 향토기업을 지원·육성해 청년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겠다며 법안 마련을 공약했다.



제정안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중소기업청과 각 시도가 향토기업을 위한 행정지원을 해야 한다. 지원센터가 설립되고 국세 및 지방세 감면, 고용보험료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료 지원 등 혜택도 생긴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여러 법안을 동시제출할 계획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포괄산정임금계약을 제한, 같은 연봉 아래 무한정 근로시간이 길어지는 걸 막고 일한 시간만큼 급여를 줘야 한다는 골자다. 고용정책 기본법과 부담금 관리 기본법 개정안은 기업이 근로시간을 공시하게 하고 초과근무를 기준 이상으로 시킨 사업주에게 '장시간근로유발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이 2012년 대선경선에 내세운 슬로건으로 여야 가리지 않고 호응을 얻었다. 이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같은 당 이원욱 의원은 '1호'로 명명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19대국회에 제출하고도 통과되지 않은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다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화장실을 공중화장실 범주에 넣어 여성안전을 개선하는 내용이다.

20대 국회 전체의 1호 법안은 박정 더민주 당선인의 지역구 특화법인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될 전망이다. 박 의원 측은 토요일인 28일부터 국회의사당 7층에서 침낭과 담요 등을 동원해 대기 중이다. 2호이자 새누리당 1호 법안은 배덕광 의원이 제출할 전망이다. 배 의원 측은 '빅데이터의 이용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마련했다.


국회에서 개원 첫날 밤샘 대기는 낯설지 않다. 모든 법률안은 국회에 있는 의사과 의안접수센터에서만 접수하도록 한 제도가 이런 풍경을 만들었다. 법안을 남보다 먼저 제출하려는 노력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어떤 법안이든 통과 여부를 떠나 국회 논의 자체가 공론화 등에 의미가 있다.

단 필요 이상으로 제출순서에 매몰돼선 곤란하다. 제도개선을 통해 실질적 효과를 얻자면 제출(발의)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없다. '제출 1호' 타이틀이 과연 밤을 새워가며 줄을 서야 할 정도의 일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19대 국회의 첫 법안(의안번호 1900001)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김정록 의원의 발달장애인지원법으로 본회의 최종 처리까지 1년11개월 걸렸다.

국회의 의안번호는 7자리 숫자로, 앞의 두자리는 19·20과 같은 국회 대수를 뜻한다. 나머지 다섯자리는 접수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다. 20대 국회 첫 법안이라면 2000001이다. '의안'은 법안과 각종 결의안 등 안건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20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국회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당선인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들의 보좌관들이 각각 '1호 법안'과 '2호 법안'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5.29/뉴스1 20대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국회 의안접수센터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당선인과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들의 보좌관들이 각각 '1호 법안'과 '2호 법안'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5.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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